외환은행 대주주인 론스타의 과도한 이익 챙기기로 ‘먹튀’ 논란이 재차 일고 있다. 외환은행 이사회가 지난 1일 주당 1510원의 배당을 결정, 단박에 5000억원의 현금을 챙겼다. 론스타는 외환은행 인수 후 배당과 지분 매각 등으로 벌써 2조9000억원을 가져가 투자금을 모두 회수하고 7000억원이나 남겼다. 앞으로도 하반기 하이닉스 매각으로 특별이익이 발생하면 추가 수익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투자에 대한 정당한 배당은 문제 삼을 수 없고 막을 방도도 없다. 하지만 외환은행 경우는 사정이 다르다. 우선 배당률이 지나치게 높다. 2006년부터 작년까지 외환은행의 평균 배당성향은 45.35%로 동종업계의 15.84%보다 세 배나 높았다. 특히 매각을 앞둔 2009~2010년에는 배당 성향이 더 높아졌다. 2009년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13.94% 증가했는데 같은 기간 배당 총액은 308%나 늘었다. 2010년에도 순이익 증가율(14.5%)보다 배당액 증가율(112.7%)이 훨씬 높았다. 지나친 고배당은 재무구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특히 미래의 성장성이나 투자 여력 등을 훼손시켜 결국 기업 가치를 떨어뜨리게 된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이 ‘자제’를 당부하고, 여론이 우려를 표했지만 쇠귀에 경 읽기였을 뿐 론스타의 배당 챙기기는 멈추지 않았다.
더 큰 문제는 외환은행의 실적이 좋지 않은데도 고배당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외환은행의 올해 1/4분기 순이익은 1986억원으로 작년 4/4분기에 비해 32.7%가 줄었다. 더구나 외환은행 노동조합원들이 근무시간의 절반 이상을 업무는 하지 않고 하나금융지주의 인수 추진을 비난하는 길거리 및 사이버 투쟁에 할애하면서 실적은 앞으로도 계속 나빠질 게 뻔하다. 론스타 매각 지연으로 국부 유출은 더 커지고 외환은행 내상은 점점 더 깊어지고 있다. 대외적으로도 ‘한국에 투자하면 철수가 쉽지 않다’는 공연한 의구심만 증폭시키고 있다.
지금이라도 금융당국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금융산업 선진화와 경쟁력 강화에 앞장서야 할 금융당국이 ‘변양호 신드롬’에 빠져 보신주의로 일관해선 안 된다. 고법에서 재심이 진행 중인 사법 절차도 조속히 마무리해야 한다. 의사결정이 늦어질수록 외환은행의 기업 가치는 더 훼손될 뿐이다. 정부와 금융당국이 외환은행 매각과 관련한 의사결정을 속히 내리는 ‘책임 있는 모습’을 보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