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차와 가격경쟁 본격화
수입차 프리미엄을 탈피하는 2000만원대 수입차가 속속 늘고 있다. ‘수입차 = 고가’라는 관념을 깨며 국산차의 가격경쟁력을 위협하는 수입차 업계의 전략이다.
한국닛산이 오는 7월 1일부터 사전예약에 들어가는 박스카 큐브는 편의사양에 따라 2190만~2490만원으로 판매가가 책정됐다. 국내 정식 수입차 가격 중 최저가로, 2000만원대 초반으로 책정된 가격은 수입차 업계에선 파격적인 가격대다.
한국닛산 관계자는 “수입차가 프리미엄만 추구하는 시대는 끝났다. 대중화를 꾀하는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가격대를 책정했다”고 말했다. 또 “유럽차가 한ㆍEU FTA를 계기로 가격 인하에 나서고 있다는 점도 가격 인하를 고려한 이유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한국닛산은 저렴한 가격대를 내세워 큐브 판매 목표치를 월 300대로 잡았다.
켄지 나이토 한국닛산 대표는 “지속적인 엔고와 어려운 상황 속에도 불구하고 한국 소비자들이 큐브를 합리적으로 만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고 강조했다.
큐브 외에도 이미 2000만원대로 시장에 선보인 수입차가 적지 않다. 큐브 이전까진 푸조 207GT나 도요타의 코롤라가 2590만원으로 가장 저렴한 수입차 모델이었다. 닛산의 로그(2990만원), 닷지 캘리버(2990만원) 등도 2000만원대에 선보인 차량이다.
현재까지 대부분 수입차 업계의 주력 모델이 3000만~4000만원대에 몰려 있기 때문에 2000만원대 수입차 시장은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다. 푸조 207GT가1~5월까지 총 157대가 팔렸을 뿐 다른 모델은 현재까지 두자릿수 판매에 그치고 있다.
다만 기존 모델의 판매가가 2000만원대 중후반이거나 사실상 3000만원대에 가까운 가격으로 출시됐다는 점에서 큐브 출시 등을 계기로 실질적인 2000만원대 수입차 시장이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가 프리미엄 대신 대중화를 얻을 수 있을지는 2000만원대 수입차 시장의 성공 여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김상수 기자/dlc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