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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목받지 못한 검찰총장의 사표
김황식 국무총리는 4일 김준규 검찰총장의 사퇴와 관련, “대통령이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현지에 직접 나가 있는 상황에서 사표를 제출하는 것은 공직자로서 도리에 어긋난다”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청와대도 ”총장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고 조만간 교체될텐데 굳이 사의를 표명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평가절하했다.

김 총리는 이날 유성식 총리실 공보실장을 통해 “정부 내에서 충분한 논의를 거쳐 국회에서 이뤄진 법률 개정에 대해 합의를 깬 것이라고 언급한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김 총리는 “인사권자인 대통령이 수리 여부를 결정할 때까지 맡은 바 소임에 충실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 총리는 검·경 수사권 조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지난달 30일에도“검·경은 당초 합의 정신으로 돌아가 불필요한 논란을 자제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김 총장의 사퇴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다른 핵심참모도 ”이미 그만 둘 타이밍을 놓쳤는데 결국 사표를 냈다“면서 ”사표를 내든지 말든지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활동을 벌이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은 김 총장의 사퇴에 대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김두우 홍보수석과 함께 보고했지만 이 대통령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표정 변화도 없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지난주 김 총장이 사의를 표명하자, 임기를 채우라고 당부한바 있다.

박 대변인은 김 총장의 사표 수리 여부에 대해 ”이 대통령이 귀국하면 이귀남 법무부 장관이 보고할 것이고 거기서 이야기를 할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이 대통령은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24시간 진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이처럼 김 총장의 사표 제출을 무시에 가깝도록 평가절하하는 이유는 인사권자인 대통령의 부재 기간에 사표를 던진 행동이 못마땅한데다 정치적 의미가 부여되는 것을 꺼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내일 모레 죽을 사람이 응급실에서 인공호흡기 떼는 게 무슨 소용이있느냐“면서 ”앞으로 이런 행태는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 총장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사태의 핵심은 대통령령이냐 법무부령이냐의 문제라기보다 ‘합의의 파기’에 있다”며 “약속은 지켜져야 하고 일단합의가 이뤄졌으면 그대로 이행돼야 한다. 합의가 깨지거나 약속이 안 지켜지면 책임이 따라야 한다”고 사퇴 입장을 밝혔다. 김윤희 기자 wor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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