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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년만에 재개된 EU 대북식량지원, 韓ㆍ美에 부담..“美, 8월 의회 휴회 중 지원발표 가능성”
유럽연합(EU)이 북한에 대한 식량지원을 3년만에 재개키로 전격 발표하면서 이 문제를 놓고 장고중인 미국과 한국 정부의 ‘선택’에 눈길이 모아지고 있다.

전날 EU 집행위원회는 지난달 이뤄진 EU 실사단의 식량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북한 내 65만명의 영유아, 임산부, 노약자들에 대해 1000만유로(155억원)어치의 식량을 긴급지원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식량 배급절차에 대한 엄격한 모니터링과 식량전용이 발견될 경우 지원을 즉시 중단한다는 전제조건이 붙기는 했지만, EU의 이번 결정은 대북식량지원 문제를 놓고 고민중인 미국과 한국에 적지않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EU의 대북 식량지원이 빠르면 이달 말부터 이뤄질 가능성이 있어 식량지원 재개 여부에 대한 결단을 내려야 하는 미국의 선택이 주목된다. 이와 관련, 5일 정부 당국자는 “EU의 대북 식량지원이 미국의 결정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며 “미국은 (식량지원을) 결정하는데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EU에 앞서 지난 5월말 일찌감치 북한에 대한 식량조사를 실시했던 미국으로서는 대북 식량지원 결정을 계속 늦출 수만은없다. “북한의 만성적인 영양실조가 일부 지역에서는 매우 시급한 위기”라는 EU의 판단과, 북한 당국이 식량분배 모니터링을 위한 무제한적인 접근을 약속했다는 점 등도 미국의 선택을 압박하는 요인이다. 자유아시아방송(RFA)는 미 의회 소식통들의 분석을 바탕으로 미 국무부가 실무선에서는 대북식량지원이 필요하다는 잠정 결론을 내렸다며 행정부가 대북 식량지원에 부정적인 의회의 분위기를 최소화하기 위해 의회가 여름 휴회에 들어간 8월에 식량지원 재개를 전격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외교부 정부 당국자는 “미국은 의회 휴회 기간중 행정부가 발표하는 식으로 하지 않는다”며 “설사 대북 식량지원을 재개한다 하더라도 EU나 세계식량계획(WFP)이 합의한 내용보다 더 높은 수준의 모니터링을 북한에 요구할 수 있는데 북한이 이를 받아들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우리 정부 역시 EU의 이번 조치가 미국 등에 미칠 파장을 주시하고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번 1000만유로 지원은 순수하게 인도적 목적에 한정해 지원하는 규모”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는 향후 우리 정부의 행보와 관련, “순수한 인도적 목적의 식량지원 자체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규모 식량지원은적절치 않고 북한 식량사정에 대한 객관적 조사와 분배에 대한 엄격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현태 기자 @godmarx>pop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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