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철수를 앞두고 현지 분위기가 뒤숭숭한 가운데, 한국 지방재건팀(PRT) 차리카 기지를 겨냥한 로켓포 공격이 빈번해지고 있어 한국군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공격세력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속앓이만 하고 있다.

6일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현지시간으로 이날 오전 1시47분 로켓포탄 5발이 차리카 기지 주변에 떨어졌다.

외교부는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면서 “현지에서 날이 밝는대로 아프간 경찰과 협력해 정확한 낙탄 지점과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2일 밤에도 차리카 기지 외곽에 로켓포 2발이 떨어져 우리 군과 민간인을 잔뜩 긴장시켰다. 아프간 PRT 기지는 올해 들어 12번째, 오사마 빈 라덴 사망 이후에만도 벌써 7번이나 공격을 받았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공격 빈도가 잦아지는 등 현지 치안상황이 갈수록 악화되는 양상이다.

정부는 현지 치안당국과 함께 우리 PRT 기지를 공격한 세력의 실체와 공격 의도를 파악 중이지만 아직까지 확실히 밝혀진 것은 없다. 외교부 당국자는 “현지 경찰에서도 공격세력에 대해 우리 측에 이런저런 얘기를 해주고 있지만 심증을 바탕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어느 쪽이라고 확실히 말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정부는 초기만 해도 경호업체 교체 과정에서 탈락한 일부 경호원의 보복공격 쪽에 무게를 둬 왔지만, 최근에는 현지 탈레반 세력의 소행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특히 아프간 탈레반 세력이 공언한 ‘춘계 대공세’와 빈 라덴 사망 이후 이슬람 전 무장세력의 발호 움직임이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미국이 내년 여름까지 아프간에서 3만3000명의 병력을 철수시키겠다고 발표하면서 현지 탈레반 세력의 준동 가능성은 더 커졌다.

안현태 기자/pop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