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원로그룹에 해당하는 장영달 전 의원이 내년 총선에서 호남지역이 아닌 영남지역 출마를 선언했다. 호남을 지역기반으로 한 4선 경력 당 원로의 기득권 포기는 야권공천의 새로운 변수가 될 전망이다.

6일 장 전 의원은 국회 정론관에서 내년 4월 총선에서 자신의 전 지역구인 전주 완산 갑이 아닌 경남 합안ㆍ합천ㆍ의령 지역에 출마할 뜻을 밝혔다. 장 전 의원은 “민주당이 내년도 총선ㆍ대선에서 승리하고 전국정당으로 일어서기 위해서는 영남권 취약지역에서도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며 “나부터 호남 기득지역을 버리고 영남지역에 백의 종군하겠다”고 선언했다.

장 전 의원은 또 “당초 수도권 출마를 고려했으나 한나라당의 전당대회를 보면서 민주당도 변화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느꼈다”며 “당 중진들이 앞장서 변화의 주체가 돼야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 재야파로 분류되는 장 전 의원은 14~17대 의원을 지냈으며 열린우리당 원내대표와 국회 운영위원장 등을 역임한 당 원로인사다. 장 전 의원이 내년 출마를 선언한 경남 함안ㆍ합천ㆍ의령 지역은 한나라당의 전통적 텃밭으로 분류되는 지역이다.

이날 국회에는 장 의원의 결정을 지지하기 위해 김근태 민주당 상임고문과 한명숙 전 총리 등이 참석했다.

장 전 의원의 이같은 결정은 향후 민주당의 총선 공천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민주당 재야세력의 원로 그룹에 해당하며, 4선의 경력을 지닌 장 전 의원의 자발적인 영남권 출마는 자연스럽게 호남 지역의 물갈이 촉매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호남지역 기반 현역의원, 중진 원외 인사들에게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특히 총선ㆍ대선 승리를 위해 필수인 야권통합ㆍ연대를 추진하기 위해선 민주당이 호남 및 수도권 기득지역을 내놓야하는 상황이다. 또 새로운 인재 영입을 통한 전략공천은 전통적 민주당 텃밭을 양보해야 가능하다.

때문에 당이 개별 의원들에게 기득권 포기를 강요하기 전에 장 전 의원과 같이 자발적으로 기득지역을 내놓고 취약지역으로의 이동이 당으로선 반가울 수밖에 없다.

당개혁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천정배 의원은 “장 전 의원의 결단을 환영한다”며 “앞으로 전략공천에 대한 합리적인 세부 기준 등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정민 기자@wbo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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