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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해병대원이 폭로한 '기수열외'...현빈은?
해병대 2사단 강화도 소초의 김모 상병(19)의 총기사고 원인의 하나로 불거진 해병대의 ‘기수 열외’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생생한 기수 열외 피해자의 생생한 사례가 공개돼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기수 열외란 해병대에만 있는 것으로 부대생활에 적용하지 못하고 뒤떨어진 특정 해병을 몇몇 상급자의 주도아래 부대원들 사이에서 후임자들이 선임 취급도 선임자들이 후임 취급도 안해주고 무시하는 것이다. 기수와 위계질서를 중요시하는 해병대 내에서 해병으로, 같은 소속인으로 인정을 해주지 않고 집단 왕따시키고 마치 유령이나 투명인간 취급하는 것이다. 심지어는 자신의 후임병들에게도 반말 듣고 무시당하는 모멸감까지 받아야한다고 한다.

다음은 한 네티즌이 6일 모 인터넷 카페에 올린 해병대 기수 열외의 생생한 사례다. 

“저는 해병대 ㅇㅇㅇㅇ단 ㅇㅇ중대에서 근무중인 일병 ㅇㅇㅇ 입니다...2009년 상륙지원단으로 전입을 왔습니다..전입하여 선임병들에게 구타와 가혹행위를 당하고 기수열외인 선임병에게 반말 등을 하라고 강요했었습니다. 저는 구타와 저 때문에 선임병이 맞고 다른 선임병들이 선임병에게 반말 등을 하라고 시키는 것에 스트레스와 불만도 생겼습니다...결국 선임병들은 저를 기수열외 시켜서 없는 것과 같은 존재로 만들었습니다. 선임병들은 ‘너는 기수열외라고, 후임병들하고 너는 아무 사이가 아니니 후임병들이 저에게 반말을 해도 되고 불만삼지말고 후임병들에게 저는 마치 민간인 아저씨 같은 존재’라고 말합니다.

제 후임병들이 저에게 “야 ㅇㅇㅇ 너 전화왔다” “ㅇㅇㅇ 너 밥먹고 전살실로 오래” “ㅇㅇㅇ 너 연락 안 받았나”라고 반말을 틀 정도입니다...제 관품함을 멋대로 뒤지고 가져가고 빨래를 널어놓으면 마르지도 않은 빨래를 관품함에 아무렇게나 던져놓아서 영문도 모르고 혼이 난적도 있고..담배나 그런 것도 넣어두면 없어지고, 식당에서 밥먹을 때도 저 보고는 식판을 따로 가지고 다니면서 쓰라고 하고 생활실 별로 나눠주는 세제 등도 따로 받아쓰라고 하는 등 아주 치밀하게 괴롭히고 있습니다.

소등 이후 침대 2층에서 자고있으면 코곤다고 하루에 2~4번씩은 제 옷의 옷깃 부분을 잡고 단추가 뜯어질 정도로 끌어당겨서 깨우는데 아프고 깜짝놀라서 허둥지둥 깨어서 멍하게 있으면 제 옷잡고 코골면 죽여버린다고 잠깰 때까지 밖에 나가있으라고 합니다...자다가 깨서 잠시 정신을 들어서 다시 잘려고 눈감았는데 그때 와서 저깨우는데 그거 보고 ‘이건 뭐지’ 할 정도 입니다. 진짜 새벽에 2~3번 그렇게 당하고 잠못자고 갈데 없어서 화장실에 있다가 돌아오면 누워서 자고있는 머리통을 부셔버리고 싶은 충동도 생길 정도입니다.

이런 일은 아주 많아서 나열하기 힘들정도입니다. 특히 부대에서 단체행동이나 훈련을 할 때는 물어볼 수도 없고 말도 걸지않고 저만 빼놓고 하니까 항상 난처하고 당황스럽기만 합니다. 집총할 때마저 눈치보여서 다 가면 걸어놓던가 저 혼자 매고 다닐 정도입니다. 그로 인해 정말 문제가 되기도 하고 그래서 단체행동이 있을 때는 걱정이 앞섭니다.

오전 과업정렬을 떠나면 통신 기재실에 모여서 과업지시를 받는데 기재실에 의자가 몇 개 부족한데 선임병이 후임들한테 무조껀 빨리 ㅇㅇㅇ 오기 전에 의자다 앉으라고 하고 빈자리에 앉으려고 하면 후임이 등으로 막으면서 자기가 뺏어 앉을 정도입니다...일병이 되가니 후임병도 들어왔는데 의사소통도 안되고 후임병이 저와 근무설 때는 제가 근무 중 무엇을 했는지 보고하고 시비걸어서 구타를 유발하라고 까지 시킵니다.

항상 식사교대는 저만 시키고 정작 제가 근무일때는 신경도 안써가지고 밥을 굶은 적도 있습니다. 내무실에서는 어딜 갔다와서든 저도 모르게 절 괴롭히기위해 벌어지는 일들에 스트레스가 쌓이고 있습니다. 점점 평정심도 잃고 후임들의 건방진 행동들이 선임들이 시켜서 어쩔 수 없는거야란 생각으로 참곤있지만 이젠 후임들 마저 싫어서 이러다가 정신병 걸려서 미친짓이나 하고 먼저 후임병을 심하게 구타하는 나쁜 놈이 되지 않을까 걱정스럽습니다. 이병 때 미쳐가지고 부대이탈 한적도 있고 자살 생각도 수 없이 하고 휴가오기 전엔 복귀하기가 너무 두렵고 미칠거 같아서 스스로 다치려고도 했었습니다.

생활실에서 빨래는 후임,선임 눈치보면서 없을 때 널고 청소할 때도 저는 구역이 없어서 이리저리 빗자루들고 방황하고 과업정렬할 때 과업을 할 때, 특히 단체로 훈련이나 행사라도 있으면 정말이지 괴롭다못해 미쳐버립니다. 부대 내에서 상담관, 중대장님하고도 면담을 해서 괴로움을 말하고 전출을 고려해 달라 그랬는데 선임들이 전출가면 전화한다고, 다른 부대가도 똑같다고 하고, 통신병과라 안된다고만하고, 도움되는 대책도 안해줘서 너무 힘듭니다...실제로 타부대 저같은 선임이 무슨 교육받으러 갈 때 저의 부대 선임이 그곳 자기 동기에서 전화해서 ‘왕따, 병X이니까 알아서 부당하게 처리해달라, 동기니까 부탁한다, 고맙다’고 하는 것도 봤습니다. 상담 후 조치를 취하는 쪽으로 해주셨는데 신경은 쓰셨지만 제 입장에서는 그 조치는 나아지기 보다는 더 난처해지고 스트레스만 받았습니다..... 이제는 조치로는 안된다는 걸 확실히 깨달았습니다.

저의 부대 간부들은 거의 다 제 사정을 깊이는 몰라도 알고 있지만 묵인하는 분위기 인 것도 같습니다. 저는 저의 중대 간부들 선에서 면담을 통해서 웬만하면 중대 내에서 전출이 해결됬으면 좋겠지만 그것도 힘들 것 같고 아무도 신경을 안써주니 이렇게 글을 적고 있습니다. 갈수만 있다면 제가 가서 부대와 병사들 간에 적응 할 수 있는 곳으로 갔으면 좋겠습니다. 다시는 관심병사 그런거 되고 싶지도, 그렇게 군생활하고 싶지 않습니다. 떳떳하고 즐겁게 군생활하고 싶습니다.

저는 선임들을 벌주고 싶지도 않고, 중대 간부님들에게 피해 주기도 싫습니다. 사실 벌도 필요 없고 선임병들 다 죽여버리고 싶지만 전 선임들을 피해주면 더 힘들어 질 것 같고, 그럴 걸 알기에 제가 피하는 방법을 생각한 거일 수도 있습니다. 전 용기없는 사람일뿐입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미친놈 돼서 영창가거나 불명예스러운 의가사 전역할 것 같은데 그게 싫고 제 몸도 아끼고 싶습니다. 전 그냥 너무 살고 싶습니다... 남들처럼 군생활 잘하고 무사히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제대하고 싶습니다...이렇게 당해서 사람들하고 어울리기가 싫습니다...그냥 미쳐버릴 것 같습니다. 다른 곳 가서 같이 잘 어울리고 적응할 수 있는 곳으로 전출이라도 가고 싶습니다..아무데나 가서 선임들이 전화도 하는데, 또 이런 꼴 나면 어쩌나 걱정도 됩니다.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고 괴롭습니다.마지막 방법으로 국방부 사이트에 온 것입니다.”

이 글을 올린 네티즌은 “설령 이번 김 상병 총기 사고가 기수 열외가 아닌 다른 원인으로 생긴 것이라고 발표가 되더라도, 해병대의 기수 열외라는 잔인한 악습은 반드시 없어져야 할 나쁜 관습”이라며 “기수 열외를 당한 피해자의 정신적 고통도 총기 사상자 못지 않게 심각한 만큼, 언론에서 비중있게 다뤄져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예비역 해병대 관계자는 “기수 열외는 후임들이 선동하는것이 아니라 고참 선임들에게서 ‘아무개 기수 열외 시켜’ 라는 인계 사항으로 내려오는 것”이라며 “과거에는 집단적으로 괴롭히는 ‘이지메’와는 엄연히 달랐는데, 요즘 기수 열외가 많이 변질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인기 연예인 현빈이 해병대에 입대해 생활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최근 해병대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에 더욱 큰 관심을 갖고 있다. 특히 상당수 네티즌들은 해병대에서 기수열외와 일부 가혹행위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현빈이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해하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현빈만 해병대원이냐'는 식의 반론도 펼쳐지고 있다.

<김대우 기자@dewkim2>김대우기자dew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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