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장병 4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번 총기사건은 김민찬 상병(19)과 정모 이병의 공모 내지 묵인으로 일어난 참사로 드러나고 있다.

6일 국방부 합동조사단에 따르면 김 상병과 마찬가지로 정 이병도 부대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해 관심사병으로 분류됐으며 평소 김 상병과 “같이 사고치고 탈영하자”는 얘기를 해온 것으로 조사결과 밝혀졌다. 이들은 같은 처지여서 가깝게 지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총기 절취 및 사건진행 과정에서 양자의 진술은 크게 엇갈려 추가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합조단은 김 상병의 진술이 오락가락하고 있어 추가조사가 필요하다며 신빙성에 큰 무게를 두지 않고 있다.

현재 김 상병은 정 이병과 상황실에서 총기를 탈취하고 이후 같이 범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정 이병은 사고치고 탈영하자는 얘기를 한 적은 있지만 사건 당일 총기탈취에서부터는 김 상병과 동행하지 않았고 범행에도 가담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 이병은 사고 당시 전화 박스 부근에서 1시간 가량이나 그냥 대기하고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져 석연찮은 구석이 있다.

또 김 상병이 총기를 탈취한 뒤 ‘행동’에 나서기까지 1시간 여 동안의 행적 등은 추가로 규명돼야 하는 대목이다. 무기를 무단으로 빼내 무장한 병사가 술 냄새를 풍기며 “죽이고 싶다”는 위협적인 발언을 했는데도 1시간이 넘도록 아무 조처가 없었던 것은 이해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한편 고 권승혁(20) 일병의 유가족들은 “죽은 승혁이는 평소에 바로위 선임인 김 상병으로부터 상습적인 괴롭힘을 당해 많이 힘들어 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권 일병이 김 상병으로부터 “이성적으로 좋아한다는 성희롱적인 발언도 들었다”고 가족들에게 호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대우 기자@dewkim2> dew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