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낙준 해병대사령관이 “병영 저변의 악·폐습을 반드시 뿌리뽑겠다”고 천명했다. 유 사령관은 8일 평택의 해병대사령부에서 열린 긴급 지휘관회의를 통해 “더는 해병대의 전통과 전우애, 전투정신, 단결심이 잘못된 병영악습으로 왜곡되지 않도록 다시 만들어 나갈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해병대의 전통은 선·후임 간의 위계질서에 의한 강압이 아니라 끈끈한 전우애로 이루어진 것”이라면서 “연평도 포격전에서 부상당한 몸이지만 후임을 위해 구급차를 양보하고 포탄이 떨어지는 전장으로 몸을 날려 구호활동을 하는 것이 해병대의 전통”이라고 강조했다.

유 사령관은 “上下同欲者勝(상하동욕자승)의 마음으로 사령관부터 말단 이병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해병대의 깃발 아래, 한 방향으로 함께 가야만 조직의 발전을 도모할 수가 있다”면서 “해병대의 전통과 전우애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인지하고, 조직의 단결과 발전을 저해하는 행위는 과감히 척결해 달라”고 당부했다. 손자병법에 나오는 ‘上下同欲者勝’은 장수와 병사가 뜻을 같이 가지면 전쟁에서 승리한다는 뜻으로 목표에 대해 조직원들의 동감 지수가 크고 의지가 강할수록 그 조직은 목표를 쉽게 달성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해병대 병영문화의 문제점과 대책’이란 주제로 진행된 이날 회의는 포항 교육훈련단이 신병 및 양성교육 과정상 문제점과 대책을 발표하고 관련 내용을 토의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교육훈련단은 “모병 과정부터 철저한 검증을 거칠 예정”이라면서 “특히 양성과정에서는 병영문화 혁신을 위한 집중 정신교육과 신념화를 위한 혁신 프로그램을 가동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회의에 참가한 지휘관들은 최근 발생한 각종 군기 사고가 간부들부터 솔선해 의식전환을 하지 않은데서 비롯됐다는데 공감하고 악·폐습 척결에 적극 나설 것을 결의했다. 해병대 관계자는 “기수 열외, 호봉제 등 병 상호간에 잔존하는 해병대 악·폐습의 고리를 끊고, 인간 중심의 선진 병영문화를 창출하기로 다짐했다”면서 “최단 시간 내에 인권 관련 전문가를 초빙해 인권교육을 시행하고 병영문화 혁신 분위기를 조성해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김대우 기자@dewkim2>dew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