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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력 떨어진 민주당, “내년 총선도 쉽지 않다”… 당내 불안감 확산
민주당이 고심에 빠졌다. 4ㆍ27재보선 이후 한껏 승리감에 도취돼 서둘러야할 인적쇄신 및 야권통합 등 일련의 개혁작업이 답보상태에 빠졌기 때문이다. 선거에 패배한 후 내홍에 휩싸인 한나라당이 정책 전환과 함께 당 대표 선출로 조기에 안정화를 찾아가는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9일 민주당 한 관계자는 “당 지도부가 내년 총선에 대한 고민이 너무 없다”며 “인적 쇄신 및 야권 통합ㆍ연대 과정에서 발생할 전략공천 문제 등에 대해 올 연말까지 결론을 내지 않을 경우 내년 총선도 위험하다”고 말했다.

이같은 당내 위기감은 최근 한나라당의 변화에서 비롯된 부분이 크다. 한나라당은 4ㆍ27 재보선 이후 청와대와도 선을 그으며 친서민 정책으로 방향을 전환하는 변화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홍준표 신임 당 대표도 친서민 정책을 추진할 의지를 내비쳐 한나라당이 내놓은 정책들이 국민들에게 현실감있게 다가갈 것이 분명해 보인다.

민주당 역시 지난 6월 국회에서 반값등록금을 비롯한 여러 친서민 정책을 내놓았지만 여당과 협상에서 한계를 보였고, 오히려 한나라당이 이같은 정책을 주도적으로 처리하는 모양새로 바뀌고 있다.

또 지속적으로 당내에서 언급된 인재영입 등 인적쇄신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한때 당 쇄신의 핵심이었던 386세대들도 노쇠화돼 대중들에게 신선한 이미지를 주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일부 호남 지역 의원들이 내년 총선에서도 지역구를 계속 유지할 의사를 내비치는 중이다.

인재영입은 새로운 인사들에게 확실한 원내 안착이라는 당근을 내놓아야 가능하다. 특히 당 개혁특위에서 전략공천 등에 대한 세부 기준을 마련하고 있지만 이 역시 단시간에 나오긴 어려워 보인다.

여기에 야권통합ㆍ연대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제기될 수밖에 없는 지역구 배분 문제 역시 다른 당과 논의를 시작조차 하지 못했다.

최근 장영달 전 의원과 같이 당 중진그룹이 호남지역을 버리고 영남지역을 선택하는 등의 변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이같은 움직임이 대세를 이룰 지는 아직 미지수다. 당 중진들이 자발적으로 민주당 취약지역을 선택해 주는 것이 당으로선 바라는 바이지만 이를 강요하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당 일각에서는 손학규 당 대표가 일찌감치 대선출마를 선언하고 당 대표직을 내려놔야 조기에 전당대회를 열어 변화에 가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 한 재선 의원은 “민주당은 지금 변화를 위한 동력이 많이 떨어진 상태”라며 “개혁적인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 주지 못하고 내년까지 야권통합 등의 문제를 지지부진 끌고 가다간 한나라당에게 또다시 패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정민 기자@wbohe>

boh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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