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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야 텃발 버리고 적진으로
여야가 가리지 않고 적진으로 향하고 있다.

민주당은 내년 4월 총선에서 승리하려면 수도권을 탈환하고 영남권을 잠식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과제를 안고 있다. 영남과 수도권에서 강한 위기에 직면한 한나라당 역시 전국 정당화를 위해 호남진출이 절실하다.

지역주의에 금이 가면서 당선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그러나 여야 현역 의원들은 대대적 물갈이로 이어질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민주당의 적진 침투 배경에는 “해볼만한 하다”는 분석이 깔려 있다.

부산저축은행 사태와 동남권 신공항 무산,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지역경제로 부산ㆍ경남(PK) 민심이 크게 악화됐다는 게 대체적 분석이다.

민주당은 갈라진 틈새를 파고들겠다는 전략이다. 장영달 전 의원은 경남에서, 김정길 전 행정자치부 장관은 부산에서 출마하기로 각각 선언했고, 손학규 대표의 최측근인 김부겸 의원은 대구 출마를 준비 중이다.

이런 가운데 수도권이 내년 총선에서 최대 승부처라는 데 이견은 없다.

민주당이 지난 18대 총선에서 기록한 수도권 성적표는 서울 7석, 인천 3석, 경기 18석. 수도권 111개 지역구 중 민주당은 28석을 얻는 데 그쳤다. 수도권 참패는 총선 참패를 가져왔다.

민주당에선 호남 지역구(전남 담양ㆍ곡성ㆍ구례)를 버리고 수도권 출마를 선언한 김효석발(發) 후폭풍이 거세다. 호남 중진들의 물갈이론에 탄력이 붙을지 주목된다.


손학규 대표 등 지도부는 환영의 뜻을 즉각 밝혔다. 적진에서 손 대표의 대선 교두보를 확보하기 위해 차출되는 인사는 더욱 더 늘어날 전망이다.

호남 진출 선봉에 선 한나라당 정치인은 이정현 의원과 정용화 전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 정운천 전 최고위원, 김대식 권익위 부위원장 등이 대표적이다. 호남 출신 인사들이다. 이들도 역시 달라진 호남민심을 바탕으로 해볼만하다고 한다.

전남 곡성 출신의 이 의원은 박근혜 전 대표의 입으로, “광주민심이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한나라당 출신이라고 무조건 반대하지 않는다”고 호남 민심을 전했다.

정 전 비서관은 광주 서구갑 출마를 준비 중이며, 지난해 12월 한나라당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여의도 무대에 데뷔한 정 전 최고위원은 전북지역에서 차기 출마를 노리고 있다. 이들은 광주시장과 전북지사 후보로 각각 나와 두자릿수 득표율을 기록했다.

원희룡 최고위원은 19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참신한 인재에게 지역구를 내주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이같은 흐름이 영·호남 등으로 확산돼 여야 간 ‘물갈이’ 경쟁으로 이어질 경우 내년 총선 승패를 좌우할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조동석 기자/dsch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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