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복형 도시재생등에 초점
한강변 아파트 매력 껑충
보존정책 덕에 한옥 부상
실버주택건설도 주목해야
주택정책의 변화는 사업과 투자의 시작이다. 정책을 알면 길이 보인다. 서울시 주택정책이 마구잡이식 철거위주 개발과 아파트 대량공급에서 현지 개량(수복형)의 도시재생, 주거유형의 다양화, 정체성 살리기 등의 철학을 바탕으로 다시 짜여지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이후 나타난 도시회귀현상과 서민주거불안해소, 지속가능한 건축, 녹색선진도시 건설 등의 현안이 부상한데 따른 것이다. 이는 향후 주택사업과 투자에 시사하는 바 크다. 재(再)도시화 바람과 인너 서클내 투자 붐이 불고 있는 시점에서 향후 부동산 자산의 투자와 운용을 예측해본다는 측면에서 더욱 그렇다.
구조적 전환기에 놓인 주택사업 역시 정책과 주거패턴 변화를 따를 때 승산이 있다. 서울주택정책가운데 가장 주목할 대목은 한강르네상스 사업추진이다. 한강공원 특화사업을 비롯해 플로팅아일랜드, 여의도 요트마리나, 한강예술섬조성 등이 주메뉴다. 하지만 주택쪽에서 바라보면 한강 르네상스사업은 판상형으로 지어진 한강변 기존 아파트의 개선에 포인트가 맞추어져 있다. 잠실처럼 기존 아파트의 재건축, 재개발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재차 한강을 병풍처럼 가로막는 초고층 숲으로 변해가고 있는 악순환을 어떻게든 막아야한다는데 주안점이 주어져 있는 것이다. 지난 14일 발표된 서울 강남의 압구정동 재건축 사업 청사진이 바로 이같은 의지의 첫 결과물이다. 최고 50층 초고층단지로 숨통을 터주되 기부채납, 건폐율 등으로 오픈 스페이스를 최대로 확보, 한강을 모든 서울시민에게 돌려주자는 의도다.
성냥갑모양의 판상형 단지를 재차 초고층으로 재건축한다면 한강은 영원히 아파트 장막에 가려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대안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로 한강공간구조개편정책이다. 이는 시내권과 한강 사이에 바람길을 만드는 작업이다. 한강변 아파트를 300~400%의 용적률로 초고층화하는 대신 25%정도의 토지를 기부체납, 넓은 오픈 스페이스를 확보해 바람길을 내는 것이다.
압구정동 재건축안에 서울광장 18배 규모의 공원이 바로 이같은 역할을 하도록 한 것이다. 압구정뿐만 아니라 여의도를 비롯해 성수동의 재건축단지들이 이를 수용할 의사를 밝혀 이미 불이 댕겨진 상태다. 한강변 주택사업과 투자의 매력이 주어지고 3세대 아파트의 출현을 의미한다. 다음으로 주목해야할 주택정책방향은 주거유형의 다양화다.
서울의 아파트 비중은 58.7%로 급속히 번져가는 상황이다. 단독, 다세대 등이 대거 공동주택중심으로 바뀌면서 수도 서울이 획일화된 아파트로 덮여가고 있는 것이다. 이를 억제하기위해 다양한 유형의 주택을 적극 모색하게 됐고 한옥 보존사업이 그 핵심이다.
서울의 정체성 확보를 위해 골목길과 한옥을 되살리는데 역점이 주어진다. 최근 부분적으로 한옥 붐조짐이 일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3.3㎡당 1500만원이 넘어가는 건축비를 대폭 낮추고 한옥 집단화의 어려움을 극복해야할 여지는 있다. 하지만 2020년쯤에는 아파트 선호도가 떨어지고 단독이 인기를 끌게 되면 한옥이 재차 전면에 부상할 개연성이 크다.
서울시가 각종 지원을 적극화해나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주거자산의 보존측면에서 고려해볼 대목이다. 건축자유구역 지정과 공공건축가 제도 역시 관심사다. 선진 외국에서와 마찬가지로 유명건축가들이 자유롭게 설계, 건축물을 구현함으로써 서울의 이미지를 심어주고 명소화하기 위함이다.
이는 세계속에 서울을 심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와함께 고령화에 대응한 도심속 실버주택건설을 적극화할 계획이어서 주목할만하다.
ch100@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