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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저축은행 의혹, 차라리 특검 도입하라
저축은행 사태 진상조사가 미궁에 빠질 조짐이다. 검사 60여명 등 수사인력 200여명이 투입된 대검 중앙수사부 수사는 이명박 대통령 질책에도 여전히 답보상태다. 검찰 수사가 미진하다며 국회가 특위를 꾸려 국정조사에 나섰지만 이마저 빈손으로 오는 12일 막을 내리게 됐다. 정부는 물론 국회, 검찰이 한통속이 돼 저축은행 비리를 어물쩍 덮으려는 의도가 역력하다. 국민적 의혹과 공분이 커질 수밖에 없다.

지난 1월 삼화저축은행 영업정지로 촉발된 저축은행 사태의 실체적 진실은 어느 것 하나 제대로 규명되지 않았다. 7개월이 지나도록 부산ㆍ삼화저축은행 대주주와 경영진들의 수조원대 불법대출 실상, 대출금 용처, 비자금 조성 등은 여전히 안개 속이다. 캄보디아 투자 등으로 증발된 돈만 수천억원이다. 정ㆍ관계, 감독기관 등 청탁ㆍ로비 악취가 진동하나 핵심 로비스트들은 해외로 도피한 지 오래다. 영업정지 당시 예금 특혜인출 실상도 오리무중이다.

이런데도 국회는 국정조사 기간 내내 흠집내기 정치공세로 일관했다. 한나라당은 전 정권 실세를, 민주당 등은 현 정권 실세를 청문회에 세우겠다는 힘겨루기가 꼴불견이었다. 정치권이 애초부터 철저한 원인 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대책 등 저축은행 사태의 본질을 파헤치려는 의지가 있었는지 의심이 든다. 검찰은 더 한심하다. 대검은 5개월 동안 정ㆍ관계 로비 의혹 등을 수사했지만 85억원 부당인출 적발이 고작이다. 지난 6월 말 검ㆍ경 수사권 조정 당시 “검찰의 명운을 걸겠다, 중수부의 존재 이유를 증명하겠다”고 큰소리쳤지만 말단 지청만도 못한 수사 결과다. 국무총리실 주관의 금융감독체계 개편도 예금자 보호 등과 거리가 멀다. 기존 금융위-금감원 체제를 고수하려는 저의가 묻어난다.

쇼만 하는 국회와 검찰에서 더 이상 나올 게 없을 듯하다. 나라를 뒤흔든 저축은행 비리 실체를 규명하고 국민적 분노를 가라앉히려면 특별검사제 도입이 불가피하다. 청와대, 여야 지도부도 반대하지 않는 만큼 자꾸 시간을 끌 이유가 없다. 여론 요구도 높다. 여야는 지리멸렬한 국정조사 협상 대신 8월 국회에서 저축은행 특검법을 제정하기 바란다. 검찰은 잇따른 특검 도입에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진정 ‘국민의 검찰’로 거듭나기를 바란다면 마지막까지 좌고우면하지 말고 엄정한 수사를 계속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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