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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술사로 읽는 한국전쟁(한국구술사학회 편/휴머니스트)=박완서의 자전소설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가 한국전쟁 중 서울을 떠나지 못한 이들의 피란민보다 못한 삶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구술사로 읽는 한국전쟁은 그동안 조명받지 못했던 서울토박이와 민통선 사람들의 전쟁 경험이 들어있다. 또 대전형무소 사상범과 낙동강 전선의 사람들, 빨치산, 의용군, 전쟁미망인, 월북가족, 빨갱이로 불린 전쟁의 피해자, 소수자의 증언을 담았다. 이들 구술자의 전쟁 경험은 우리가 알고 있는 전쟁 경험과 어떻게 다른지, 아직도 사회적 눈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피해자의 구술을 통해 확인해볼 수 있다.

▶유럽축제(유경숙 지음/멘토르)=유럽의 여름은 온통 축제다. 음악과 연극, 무용, 오페라, 비주얼아트, 거리공연까지 문화예술의 목마름을 한껏 채우기 위해 유러피언은 집을 나선다. 공연기획자로 활동해온 저자가 4년 6개월 동안 세계를 일주하며 세계의 공연과 축제의 현장을 들여다본 이 책은 유럽의 속살을 보고싶은 여행자나 예술 애호가뿐 아니라 이제 막 한국공연이 해외축제에 선보이기 시작한 공연계에도 길잡이가 돼준다. 특히 영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 등 잘 알려진 곳뿐만 아니라 네덜란드의 우롤 섬 페스티벌, 벨기에의 몽트뢰 재즈 페스티벌, 폴란드의 단스크 셰익스피어 페스티벌 등 다양한 축제 정보가 가득하다.

▶중독(성커이 지음, 허유영 옮김/자음과모음)=2003년 발표한 이 작품으로 신인작가상과 광둥 성 루쉰문학상을 연달아 수상하며 1급 작가로 떠오른 중국 작가 성커이의 첫 장편소설. 거칠고 간결하며 노골적인 문장의 흡입력이 강하다. 1990년대 한창 중국이 경제적으로 발전하는 시기, 경제특구로 지정돼 다른 지역보다 먼저 발달하기 시작한 선전을 배경으로 남편과 새로운 남자 그리고 첫사랑 속에서 완전한 사랑을 위해 몸부림치는 줘이나의 얘기다. 도시화와 함께 숨어있던 성적 욕구와 육체적 욕망을 발견한 줘이나와 급속한 경제발전으로 숨가쁘게 돌아가는 도시의 빠른 호흡과 차가움을 작가는 예리하게 포착해낸다.

▶퓨처마인드(리처드 왓슨 지음, 이진원 옮김/청림출판)=세계적인 IT경제학자 니콜라스 카의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은 인터넷이 인간의 뇌를 바꿔 생각을 얕고 멍청하게 만든다는 주장을 설득력 있게 보여줬다. ‘퓨처 파일’로 잘 알려진 미래학자 리처드 왓슨은 이 책에서 현상 분석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디지털 시대 사고방식의 변화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방법론을 제시한다. 말하자면 생각키우기다. 혁신적 사고를 원한다면 지적으로 더 많은 모험을 하라, 모든 생각은 기존의 생각과 어떤 식으로든 연결돼 있다. 꼼꼼히 생각일기를 적어라 등 구체적인 내용이 눈길을 끈다.

▶디트리히 본 회퍼(에릭 메택시스 지음, 김순현 옮김/포이에마)= “악을 보고도 침묵하는 것은 그 자체가 악이다.” 진보주의자 하워드 진을 연상시키는 이런 발언을 한 이는 히틀러 암살에 가담한 신학자이자 실천적 지성인 디트리히 본 회퍼다. 믿음과 삶이 일치를 이룬 삶을 살았던 본 회퍼의 평전. 성경에 기반을 둔 확고한 신학을 지닌 신학자로서, 목양의 가치를 소중히 여긴 목사로서, 유대인을 구하는 싸움에 뛰어든 정보국 스파이로서 그의 다채롭지만 중심이 뚜렷한 삶을 조명한다. 그의 삶과 신학에 대한 논쟁적 유산에도 불구하고 암울했던 독일의 역사와 갈등의 시대를 사는 그리스도인의 인간적인 몸부림을 유려한 문체로 엮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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