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비 상승세가 폭발적이다. 서민들이 즐기는 설렁탕ㆍ냉면ㆍ콩국수 한 그릇 값이 1만원을 넘어선 지 오래다. 인기 점심 메뉴인 김치찌개 칼국수도 7000~8000원이 예사다. 감당하기 힘든 점심값 때문에 도시락이 다시 등장하고, 싼 식당을 찾아 헤매는 직장인들 모습이 이제 일상화됐다. 점심식사조차 마음 편히 못하는 사회라면 잘못된 구조다. 물가 당국이 팔짱만 끼고 있을 때가 아니다.
음식값 인상의 주범은 이른바 ‘소문난 전문식당’들이다. 냉면ㆍ콩국수ㆍ설렁탕 등 단일 품목을 취급하는 이들 식당의 가격 결정 과정은 횡포에 가깝다. 식자재 가격 상승, 임대료와 인건비 등 관리비 인상을 이유로 터무니없이 값을 올리는 것이다. 더욱이 이들은 같은 식재료를 대량 구매하기 때문에 원가가 일반 식당보다 싸게 먹힌다. 그런데도 음식값은 훨씬 비싸다. 가령 보통 6000~7000원 하는 콩국수를 8500원씩 받았던 한 유명 식당은 최근 9500원으로 12%나 값을 올렸다. 그야말로 안하무인 격이다. 음식값은 하방경직성이 강해 식자재 가격이 내렸다고 함께 인하하는 예는 거의 없다. 한우 가격이 지난해보다 30% 이상 떨어졌지만 고깃집 등심과 갈비 값은 요지부동이다. 무ㆍ배추 등 채소류 값이 크게 떨어졌어도 음식값에 반영했다는 소리는 듣기 어렵다.
음식값이 시장의 상식을 뛰어넘는 식당을 더 이상 방치해선 안 된다. 업자들 양식에만 맡기지 말고 행정지도를 부활해서라도 바로잡아야 한다. 음식값까지 정부가 개입한다고 비난할 게재가 아니다. 이들 유명 식당이 가격을 올리면 주변 식당들도 뒤따르는 ‘인상 도미노’가 일어나 결국 물가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멋대로 가격을 올리는 ‘나쁜 식당’ 불매 운동을 시민단체가 조직적으로 전개할 필요가 있다.
반면 어려운 환경에서도 낮은 가격을 유지하는 ‘착한 업소’는 명단을 발표하고 자금 지원과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 냉면 한 그릇에 5000원인 서울 인사동 ‘북촌 손만두 냉면’, 20년째 자장면 값이 1500원인 숭인동 ‘짱짜장’ 등이 이런 음식점이다. 이들은 새벽시장에서 직접 신선 재료를 구입하고 유지관리비를 절약하면 이 값에도 충분히 이익을 남긴다고 한다. 일개 식당에 사회적 책무를 논하기는 어렵지만 최소한 상도의는 지켜야 시장은 물론 사회의 질서가 잡힌다. 자유를 방종으로 흐르게 해서는 공화국 질서에 어긋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