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들이 고유 브랜드의 농수산 특산품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지만 지구온난화 등으로 생산지 구분은 갈수록 모호해지는 양상이다. 이 때문에 상품가치가 시시각각 변하는 상품 특성상 물류 및 유통 기능이 농수산물 판매 및 농어촌기업 성공의 바로미터가 되고 있다. 농수산품 생산도 중요하지만 오히려 유통이 더 중요한 시대인 것이다. 농어촌 기업도 이런 비즈니스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 경쟁력을 키우지 않으면 생존하기 힘들다.
무엇보다 신제품 생산에 앞서 반드시 철저한 사전 시장 조사와 분석은 필수적이다. 농수산품을 무작정 많이 생산한다고 모두 판매할 수는 없다. 신상품도 제값을 받고 팔기엔 시간적 제약이 따른다. 위험요소를 줄이고 완벽에 가까운 시장조사와 경쟁사 동향 등 비즈니스 환경 이해가 선결인 이유다.
상품보다 가치를 우선해야 한다. 지금은 가치를 판매(Selling)하는 시대다. 즉 농어촌기업도 가격경쟁 위주에서 탈피, 가치 창출에 중점을 둬야 한다. 우수한 디자인, 서비스 차별화, 철저한 브랜드 관리, 여기에 스토리가 어우러지지 않으면 지속경영을 기약하기 어렵다.
당연한 명제지만 정확한 소비자 이해가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과거 고객확보 전략은 경쟁사 고객 빼앗기, 자사 이탈고객 방지 등이 고작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고객 유치를 위해 소비자와의 공감대 형성이 핵심이다. 기업이 소비자와 함께할 장(場)을 만들고 신뢰감을 쌓아가는 노력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대중 마케팅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소비자 대상 세분화로 효율을 높여야 한다. 농수산품에도 이를 꼭 필요로 하는 ‘임자’가 따로 있다. 무조건적인 매스미디어 활용보다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과 소비성향을 반영한 연령ㆍ지역ㆍ계층ㆍ계절별 세심한 마케팅 플랜을 수립해야 실패 확률을 줄일 수 있다.
광고를 적절히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다. 모든 상품은 광고 홍보를 필요로 하지만 중요한 것은 선택과 집중이다. 상품에 따라 신문 등 오프라인 매체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온라인 매체 활용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 요즘엔 식품의 온라인 판매가 증가하는 추세다.
아무리 좋은 신상품이라도 유통망을 갖추지 못하면 실패하기 십상이다. 생산자가 최종 소비자에 이르는 모든 유통과정을 홀로 담당하기엔 한계가 있다. 자사의 미비점을 메워줄 유통 전문기업과 전략적 제휴가 바람직하다. 경쟁력 있는 부문을 상호 보완ㆍ협력한다면 농어촌기업의 상생 발전은 먼 데 있지 않다.
이런 점에서 농림수산식품부가 5~8일 중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개최하는 ‘농어촌산업박람회’는 우수 농어촌기업의 발전 사례를 벤치마킹할 좋은 기회다. 특히 국내외 유통바이어와 ‘기업 대 기업 비즈니스(B2B)’ 교류의 장은 농어촌기업의 취약점인 유통판로 확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우수한 상품력을 가졌지만 유통 및 마케팅 능력이 부족한 기업 경영에 전환점이 될 듯하다. 농어촌산업박람회가 실효를 거두려면 단순히 농수산품의 판매촉진에만 국한해서는 안 된다. 지자체 발전과 농어촌기업의 지속경영을 위해서도 해당 상품의 품질제고 및 가격경쟁력 강화가 먼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