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대뜸 의아한 생각부터 들었다. 만나봤자 별로 할 얘기도 없고 공감대도 없을 게 분명해 보이는 높으신 분이 신참 기자일 뿐인 나를 왜 만나려고 할까? 알고 보니 윤 고문은 자신을 인터뷰한 기자를 꼭 다시 만나 함께 식사하는 원칙을 갖고 있었던 것. 주목받는 대기업 사장이라는 타이틀을 넘어 한번 만난 사람은 절대 잃지 않으려는 윤 고문의 정성과 배려에 젊은 기자는 탄복하지 않을 수 없었다.
국내 최대 헤드헌팅업체 커리어케어의 사장으로 있다 얼마 전 아시아경제신문사 대표로 취임한 신현만 대표의 기자 시절 일화이다. 신 대표는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실린 ‘유머감각 있고 친화력 높은 사람이 연봉도 높더라’는 내용은 엄연한 사실이라 강조한다. 덧붙여 “최고의 성과를 내고, 최고의 연봉을 받고, 최고의 자리에 오른 사람들은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아니라 호감을 주는 사람들”이라고 단언한다.
신현만 대표는 최신작 ‘능력보다 호감부터 사라’(위즈덤하우스)를 통해 ‘똑똑이’가 넘쳐나는 세상에, ‘호감’으로 무장하라고 주문한다. 호감을 사지 못하면 능력을 보여줄 기회도 없는 것이다. 한번이라도 CEO들이 중요한 외부 모임이 있을 때 데리고 나가는 직원이 어떤 사람인지 관찰해 본 적 있는가. 부서나 직급에 구애받지 않는 자리라면 대개는 조직지능이 높은 호감형 직원을 선택한다. 그를 통해 외부 인사들에게 회사의 호감도를 높일 수 있으리라는 기대 때문이다.
호감의 문제가 비단 직장인들에게만 해당되는 문제는 아닐 것이다. 세상 살다보면 윤종용 고문 처럼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 호감을 끄는 사람들이 결국 최후의 승자로 남기 때문이다.
남민 기자/suntopi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