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 반 기대 반의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4일 밤 일단 성공리에 막을 내렸다. 그야말로 가슴을 쓸어내리고 싶다. 지난 2007년 3월 몸바사에서 대구시가 세계 3대 스포츠 행사의 하나인 이 대회를 유치했을 때만 해도 어렵사리 끌어당긴 흡인력에 반가움과 놀라움을 가졌었지만 솔직히 우려하던 바가 더 컸었다. 만용이라는 지적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열정 9일간의 대구 대회는 이런 우려를 말끔히 씻어냈다. 비록 개최국 노 메달의 3개국 중 하나라는 불명예는 피하지 못했지만 볼트에 의한 세계 신기록과 이야깃거리로 풍성한 대회 면모를 과시한 것이다. 나아가 인구 250만명의 무명 대구시가 세계 으뜸 도시의 하나로 우뚝 선 날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저비용 고효율의 대회를 치러냈다는 자부심이 아직까지는 두드러진다. 기존 시설을 최대한 활용, 경제적인 대회를 치른 것은 또한 대구 시민들의 열성적인 지원과 자원봉사자 6700명의 노고 덕분이다. 특히 137개 서포터스단의 1만7000여명이 각국 선수들의 환영과 응원에 나서 대회 전체 분위기를 북돋운 게 인상적이다.
나아가 이번 대구 대회가 앞으로 열릴 국내 지방자치단체 주관 국제 스포츠 행사와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에 주는 이미지는 강렬하다. 우선 열심히 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 제시가 중요하다. 이것은 또 효율적인 대회 운영이 열심히 공동 노력하는 데서 얻어진다는 점도 동시에 알려준다. 작게는 경기장 시설운영에서부터 크게는 대회를 얼마나 적자 운영에서 탈피, 국가와 지자체에 부담을 덜 주는가 하는 총운영수지 문제 등 따질 게 많다. 개최국으로서 노 메달이라는 빈약한 경기 내용도 불만이다.
일부 청소년들이 경기장 트랙에서 인라인스케이트와 킥보드를 탈 수 있을 만큼 경기장 출입 관리가 허술했고 입장권을 갖고도 좌석 없이 관전케 하는 운영 미숙, 관람객 식당 메뉴의 식상함, 시내 숙박시설 미비로 경주 등 인근 도시까지 가야 하는 불편 등은 보다 세심한 배려가 필요했다. 아울러 대회 운영의 적자 여부 시비 판정을 조속히 가려야 한다. 성공적 대구 대회마저 적자 타령이 나오는 판에 지자체가 경쟁적으로 유치하고 있는 전라남도의 F1국제자동차경주대회, 인천시가 유치한 아시안게임, 이름도 생소한 2013 세계조정선수권대회, 1조원 투입 예정의 광주 하계U대회 등은 모두 전망이 아리송하다. 시작 전에 거를 것은 거르는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