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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명훈, “첫 합동공연때 베토벤 합창 연주하고 싶다”
정명훈 감독이 이번에 성사시킨 남북 합동연주회가 남북 화합의 물꼬를 트는 또 하나의 중요한 통로가 될지 주목된다. 정 감독은 이번 방북을 통해 남북 간 합동연주회 개최뿐만 아니라 북한의 재능있는 음악인 육성 등 가시적인 성과를 들고 왔다. 따라서 역사상 최초로 구성되는 남북 혼합 오케스트라의 적극적인 교류도 기대된다.

정 감독은 “음악은 정치적인 색채를 뛰어넘는 것”이라며 “남북 정부가 문화 교류에 우호적인 편이다. 말뿐만이 아니라 구체적인 연주 등을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정 감독은 “연내 남북 합동공연이 가능할지 여부는 확답할 수 없지만, 만약 하게 되면 베토벤 합창교향곡을 연주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의 지휘자 정명훈이 음악을 통한 평화 메신저로 나선 점도 돋보인다. 마치 세계적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이 아랍권의 분열을 아랍과 비아랍국가의 아티스트로 구성된 서동시집 오케스트라로 풀어내려 했듯, 정 감독도 역사상 최초로 남북한의 혼합 오케스트라를 이끌게 됐다.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 중인 정 감독은 평소 ‘음악을 통한 평화의 메시지 전달’에 높은 관심을 보여왔다.

정 감독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의 음악인에 관심이 많다. 어떤 정치적인 색채도 뛰어넘는 음악의 힘을 믿는다”는 말을 자주 해왔다.

그동안 많은 비용을 감수하고도 한ㆍ중ㆍ일 아티스트를 한데 모은 ‘아시아필하모닉오케스트라’를 이끌어 온 것도 이 같은 취지였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어려서부터 50년간 외국생활을 해왔다. 전세계를 누비면서 북한의 음악가를 만나보고 싶었던 것은 평생의 염원이었다”며 “얼마전 20년 친분의 프랑스 전 문화부 장관 자크 랑에게 전화를 걸어 북한의 음악가와 교류하고 싶다고 얘기했다”고 이번 방북의 계기를 밝혔다.



정 감독은 또 “일평생 기다려온 일이 그냥 며칠 안에 풀렸다. 2주 전 프랑스에서 북한 음악가를 만났는데 북한 측에서 하루라도 빨리 와줬으면 했고, 남한 정부가 승인하면서 갑자기 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평양 방문 때 북한 은하수교향악단의 지휘를 맡았던 정 감독은 “브람스와 차이콥스키, 베토벤의 곡을 연주했는데 베토벤 심포니의 경우 한 번도 연주 안해봤다고 하더라”며 “그럼에도 기술적인 수준은 뛰어났고 한치의 실수도 없없다”고 전했다.

조민선 기자/bonjod@heraldcorp.com

사진=박현구 기자/phk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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