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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끊임없이 흘러가는 형태를 걸러내보니..문범의 ’시크릿 가든’전
국내 보다는 해외에서 더 주목받는 중견작가 문범이 서울 경복궁 서편의 서촌(西村)에서 작품전을 연다. 문범(56, 건국대 교수)은 통의동에 깔끔한 디자인으로 들어선 갤러리시몬(대표 김영빈)에서 개인전을 갖는다. 출품작은 기존 작업과 확 달라진 새로운 변신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문범의 ‘시크릿 가든’=마치 안견의 ‘몽유도원도’를 연상케 하는 몽환적인 느낌의 회화를 선보여온 작가 문범이 크게 변모한 신작을 발표한다. 문범은 ‘시크릿 가든(Secret Garden)’이란 타이틀로 오는 22일부터 11월2일까지 갤러리시몬에서 개인전을 갖는다.

서울대 회화과와 대학원 출신의 문범은 서울과 뉴욕 등에서 20여 차례 개인전을 열며 독자적 회화세계를 구축해왔다. 회화의 고정관념과 관습에 대해 날선 비판의식을 갖고 이지적이면서도 환상적인 작업을 펼쳐온 그는 4년 만에 갖는 이번 전시에 전혀 달라진 회화를 내놓는다.


신작 ‘Secret Garden’은 미묘한 아름다움을 선사하던 기존 작업에서 벗어나, 빅뱅 이후의 고요처럼 또렷한 덩어리들만이 허공을 부유하는 것이 공통점. 일체의 부수적인 형태들이 순식간 잠들고, 정확한 몇개의 독립된 형상들이 화면을 자유롭게 떠돌고 있어 새로운 시각적 경험을 제공한다. 마치 꿈 속에서 본 듯하고 무엇인가를 닮은 듯하지만 정체를 알 수 없는 이미지들은 손에 잡을 수 없는 삶의 흔적 같다. 


작가는 “익숙하지만 알 수 없는 것들, 끊임없이 흘러가고 변해가는 형태에 관심이 많아 그 형태들을 개인적 필터로 걸러내 화면에 배열해봤다”며 “이 세상 자체가 ’비밀의 정원’이라고 생각해 그같은 명제를 달았다. 세상은 알 수 없는 것들이 모여 있는 곳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형상이 물에 번지듯 부드럽게 사라지게 표현했던 전작들과 달리 이번 연작에선 뚜렷한 윤곽으로 형태의 독립성을 강조해 조형적 아름다움이 도드라졌다. 또 색상도 한결 밝고 다채로와져 변화를 읽을 수 있다. 전시에 맞춰 대학시절부터 최근까지의 작품세계를 망라한 도록도 펴냈다. (02-720-3031).

이영란 선임기자/yrlee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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