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조명철 통일교육원장 등 한국 내 껄끄러운 요인들을 대상으로 한 테러 정황이 광범위하게 포착됐다. 특히 조 원장 등 북한 출신에 대한 경호 경비는 더욱 강화할 수밖에 없다. 북한이 조 원장을 노리는 것은 그의 상징성 때문이다. 북한 김일성대 교수 출신이 한국에서 탈북자로선 최고 직위인 차관보급 국가기관장에 오른 상징성은 크다. 북한으로선 2만여명 탈북자의 희망으로 떠오른 조 원장이 달가울 리 없다. 암살 등 극단적인 방법을 동원, 우리 사회와 탈북자들을 혼란에 빠뜨리려는 속셈이 뻔하다.
이러한 북한의 테러 위협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이달 초에는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를 독살하려던 북한 공작원이 우리 정보기관에 검거됐다. 박 대표는 북한의 기아와 인권, 3대 권력세습을 비판하는 대북 풍선 날리기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고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는 운명 직전까지 테러 위협에 시달렸다. 북한이 ‘제 명을 다하게 그냥 둘 수 없다’는 섬뜩한 위협을 하며 암살조를 계속 침투시킨 흔적이 뚜렷하다. 북한의 테러 위협은 탈북자들에만 국한된 일이 아니다. 우리 군의 수장인 김관진 국방부 장관에게도 ‘보복과 응징’을 공공연히 표명할 정도다.
테러와 요인 암살은 남한 사회 혼란을 노리는 김정일 정권의 전형적인 수법이다. 1983년 아웅산 사태와 1987년 KAL기 폭파는 김정일이 직접 지휘한 대표적 사례다. 탈북 인사 가운데는 김정일의 전처 성혜림의 조카인 이한영 씨가 백주에 집 앞에서 북한 공작원 총에 맞아 숨졌다. 이 역시 탈북자와 대북 강경 인사들을 겁주려는 시도의 하나에 불과하다. 북한 인민무력부 산하 정찰총국 등이 이 같은 암살과 테러를 주도하고 있다. 올해 말과 내년 초는 이명박 정권이 임기 말에 접어들고, 내년에는 총선과 대선이 한꺼번에 몰려 있다. 우파 정부 등장을 꺼리는 북한이 정치적 이해에 따라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모른다.
문제는 매년 수천 명씩 들어오는 탈북자들 틈에 묻혀 오는 간첩과 테러범을 찾아내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박 대표를 위해하려던 북한 공작원과 황 전 비서관 테러범이 그렇게 들어왔다가 붙들렸다. 더욱이 이들은 처음 몇 년간 일반 탈북자처럼 살아 좀처럼 눈에 띄지도 않는다.좌파정권 때 북한 눈치를 보며 옷 벗긴 대공전문가들을 다시 기용하고 새 인재들을 육성해야 한다. 북한 테러와 암살 위협에 대한 대국민 각성과 홍보가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