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스스로를 ‘예술무정부주의자’로 내세운 박성봉 경기대 다중매체영상학부 교수가 대중예술과 고급예술의 경계를 허무는 데서 나아가 예술이란 개념마저 무화시키는 논리를 밀고 나갔다.
‘예술무정부주의’(일빛)는 영화, 만화, 대중음악, 게임, 장르 등 다양한 대중문화의 특성과 현상, 대중의 심리분석을 토대로 저자의 예술에 대한 강력한 입장을 담고 있다. 그것은 한 마디로 세상에 존재하는 무엇이든 예술일 수 있다는 예술무제한주의다.
그런 입장에서 요리도 미술 못지않게 예술일 수 있고 광고도, 술도 그럴 수 있다는 주장이다. 예술을 북극성에 비유한 건 절묘하다. 북반구 어느 지점에서 출발해도 북극성에 도달하듯이 다른 사람의 출발점에 대해 왈가왈부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우리 생활과 밀접한 대중문화를 분야별로 정리하고 문화적 예술성에 대해, 나아가 과연 예술의 본질은 무엇인가로 귀결된 대중예술지침서라 할 만하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