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 블루픽션상을 받은 최상희(39) 씨의 청소년 소설 ‘그냥, 컬링’(비룡소)은 제목만으로도 그냥 슬몃 입이 벌어진다. 스포츠라 하기에 뭐한 그 우스꽝스런 컬링이라니. 그러나 스포츠소설은 아니다.
‘그냥, 컬링’은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주목받지 못하는 고등학교 1학년 을하가 동계 스포츠인 컬링을 통해 자기 벽을 허물고 서서히 변화해간다는 성장소설이다.
평화로운 삶을 원하고 상처받고 싶지 않기 때문에 을하는 친구도 없다. 집에서는 ‘제2의 김연아’를 꿈꾸는 피겨 유망주인 여동생에게 치이고 학교에서도 관심을 못 받는다.
그러던 중 우연한 계기로 컬링부에 들어가게 되고, 친구들이 틈을 비집고 들어온다. 누구와 부딪히고 싶지 않지만 친구를 위해서 마침내 무모하고 과격한 행동까지 하게 된다.
작가는 지난 동계올림픽 경기중계를 통해 처음 컬링을 접했다. 관심을 못 받는 경기는 오전 2, 3시에나 중계가 있었다. 선수들이 시종일관 바닥을 쓸고 닦는 모습이 올림픽 종목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웃겼고, ‘도대체 저런 경기를 왜 할까’ 하는 궁금증이 일었다.
그는 호기심에 컬링동호회에 가입해 경기에 참여하기도 했다. “4명이 한 팀을 이뤄서 하는 경기인데 한 명이 잘한다고 해서 득점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 4명이 화합해야 한다. 자연스레 4명의 소년들이 머릿속에 떠올랐다”고 설명했다.
컬링의 묘미는 한마디로 컬(Cur).
스톤에 컬을 줘야 상대편의 스톤을 밀어내고 득점을 올릴 수 있다. 그게 간단치 않다. 많은 훈련과 연습을 통해서만 컬을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다.
반전과 예기치 못한 순간은 사소함과 끊임없는 연습의 결과라는 걸 작가는 소설을 통해 청소년들에게 들려주고 싶었다고 했다.
우먼센스, 여성조선 등에서 10여년간 잡지사 기자로 일한 작가는 가방을 싸들고 간 제주도에서 학생들에게 논술을 가르치다가 청소년에게도 재미 있는 소설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청소년 소설을 쓰게 됐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