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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독증 앓은 천재들…그들에게 장애는 축복?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앙리 푸앵카레, 윌리엄 예이츠. 인류 역사에 날카로운 빗금을 새긴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공교롭게도 이들은 모두 난독증 혹은 학습 장애를 겪은 인물이다.

‘글자로만 생각하는 사람 이미지로 창조하는 사람’(지식갤러리)의 저자 토머스 웨스트는 말한다. 그들이 이룬 업적은 “장애를 극복했기 때문이 아니라 그런 장애 덕분이었다”고.

저자는 아인슈타인에게서 이러한 생각의 실마리를 발견한다. 아인슈타인에게 아이디어의 원천은 논리의 체에 거르기 전에 떠오르는 날것의 이미지와 이를 짜맞추는 직관이었다.

또한 뇌의 비정상이 비범함으로 이어진다는 연구 사례도 적잖다. 대뇌는 논리ㆍ언어에 관여하는 좌뇌와 시각ㆍ공간에 특화된 우뇌로 범박하게 나눌 수 있는데, 좌뇌의 비정상은 우뇌의 활동을 왕성하게 만들기도 한다. 이에 신경학 연구자 노만 게슈빈트의 표현처럼 난독증이란 ‘우월함의 병리’라 해도 결코 모순이 아닌 것이다. 또 저자에 따르면 문자적 사고는 순차적ㆍ선형적인 반면, 시각적 사고는 입체적ㆍ종합적이며 특히 창의성에 탁월함을 보인다.

문제는 전통적 학업 능력에 초점을 맞춘 교육 방식이다. 이러한 체계에서 시각적 사고는 재능이 아닌 장애로 낙인 찍히기 쉽다. 비단 교육뿐 아니라 오늘날 모든 문화는 좌뇌 편향적 사고에 독점돼 있다. 하지만 단순한 기술과 암기 수준의 지식 이상을 요구하는 미래 사회일수록 시각적 사고의 역할은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고 저자는 힘줘 말한다.

난독증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을 뿐 아니라 간과하기 쉬운 뇌의 능력을 일깨워준다는 점에서 의미심장하다. 다양한 임상 사례와 역사적 인물 탐구 등 뇌과학과 인문학을 아우른 해박함이 단연 돋보인다. 이 책의 저자 역시 난독증을 가졌다는 사실도 이제는 놀랍지만은 않다.

김기훈 기자/kih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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