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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특허분쟁 정부도 협조해야
삼성전자와 애플의 글로벌 특허전쟁이 치열하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관련 소송만 해도 전 세계 10여개국에서 20건이 넘는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특허권, 디자인권 등이 주요 논쟁 대상이다. 그 결과는 휴대전화 시장은 물론 글로벌 정보통신(IT)업계 판도를 뒤흔들게 될 것이다. 나아가 한국 경제 전반에도 심대한 파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기술특허 관리와 분쟁은 이제 개별기업이 아닌 국가 생존 차원의 과제가 됐다.
최근 나오는 판결들은 일단 삼성이 불리하다. 지난 9월 2일 독일 뒤셀도르프와 호주 법원은 애플이 요청한 삼성전자 갤럭시탭 신제품의 판매금지 가처분을 받아들였다. 그나마 갤럭시S 4G와 갤럭시탭 10.1 태블릿의 미국 내 판매금지 제소는 보류돼 다행이다. 반격에 나선 삼성전자의 칼날도 꽤 날카롭다. 애플이 오히려 특허권을 침해했다며 이탈리아와 프랑스 법원에 아이폰 신제품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고, 추가 제소도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삼성 측은 ‘삼성 특허’ 없이 스마트폰 제작은 불가능하다고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제 누구도 최종 결과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 분쟁은 총성 없는 국제 전쟁이다. 누구든 패하면 글로벌 시장에서 생존을 위협받는 치명적 타격을 받을 수 있다. 그야말로 기업의 사활이 걸린 한판 승부다. 그러나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특허 분쟁 대비는 너무 부실하다. 툭하면 글로벌 소송에 휘말리고, 그때마다 갈팡질팡하다 막대한 비용을 지불해왔다. 소송에 따른 이미지 실추는 물론 시간과 비용을 줄이는 게 이득이라는 안이한 자세로 적당히 ‘합의’하는 게 관행처럼 됐다. 이렇게 미온적으로 대응하다 보니 해외 특허시장에서 ‘한국 기업은 봉’이라는 인식이 파다하다.
삼성전자가 최근 500명으로 구성된 ‘특허 전문팀’을 꾸리고 조직적 대응에 나선 것은 늦었지만 반가운 일이다. 이를 계기로 다른 대기업에서도 특허 전쟁에 보다 적극적이며 체계적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다. 특허 관련 소송을 무차별적으로 전개하는 이른바 ‘특허 괴물(patent troll)’에 대해서도 조직적으로 대응하면 충분히 넘을 수 있다. 특히 정부는 ‘기업 차원의 일’이라고 구경만 할 게 아니라 유기적 공조체제를 유지, 기업들이 일선 특허전쟁에서 최상의 전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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