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이 70억 인구 시대에 돌입했다. 아동인권운동을 벌이는 국제 비정부기구(NGO) ‘플랜 인터내셔널’은 31일 인도 우타르프라데시 주에서 태어난 여아를 70억번째 인구로 공인했다. 앞서 유엔인구기금(UNFPA)은 이날을 ‘70억 인구의 날’로 선언, 세계인구 특별보고서를 발표하고 70억 인구와 지구의 환경 악화, 자원 고갈을 경고했다.
하지만 이 같은 유엔 경고가 서구 선진국들의 과욕과 과소비에 제동을 걸 확률은 그리 높지 않아 보인다. 오랫동안 익숙해진 라이프스타일을 바꾸려는 정치적 제도적 시도가 거의 실패했기 때문이다. 세계 지도자들은 대내적 정치적 비용을 무릅쓰고라도 새로운 지구촌 생존전략과 구도를 반드시 다시 짜야 할 상황인 것이다. 70억 인구는 그 하나의 단초일 뿐이다. 50년 만에 두 배 이상 늘어난 세계 인구는 2050년에 90억명, 2070년엔 100억명에 이를 전망이다.
향후 40년간 늘어날 20억 인구의 입을 먹이려면 지금보다 식량 생산이 70% 이상 더 늘어나야 한다. 물 사용은 2025년까지 50% 이상 늘어날 것이다. 20세기 석유전쟁처럼 이제 21세기는 물전쟁 시대로 바뀔 것이다. 재앙의 가속인자들은 인구 말고도 많다. 기후변화와 화석연료 남용으로 인한 각종 기상이변은 식량 생산과 축산ㆍ수산업에 엄청난 파급을 미치며 세계 경제와 보건위생, 사회 정치적 안정에 심각한 타격을 입힐 게 분명하다. 여전히 기술문명의 미래를 낙관하는 견해가 없는 건 아니다. 250년 전 비관론자였던 맬서스의 인구론은 이미 두 세기에 걸쳐 오류가 입증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21세기형 ‘인구론’은 여전히 유효하며 인류 재앙은 두 세기 전보다 훨씬 더 다양한 형태로 인류를 노리고 있다는 게 정확하다.
70억 인구의 가장 중요한 함축은 자원빈국인 우리에게 국가적 경제적 안전보장을 일깨운다. 우리가 21세기의 물전쟁, 자원전쟁, 식량전쟁에서 생존하고 발전의 기틀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인구 유지가 급선무다. 지금처럼 젊은 인구가 줄어들어서는 생기 있는 국가 유지가 곤란하다. 70억 세계 인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리 인구가 계속 크게 줄어서는 안 된다. 우리의 특수 여건인 과속 저출산과 고령화, 세대 간 복지부담의 불균형 등을 장기 사회 발전과 안정 측면에서 대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