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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인사이트> 떠오르는 블루칩 파나마
차베스 정권 反기업 정책

인재·자본 파나마로 유출

신도시 건설·수출확대 등

파나마 활용 적극 나서야



파나마가 베네수엘라 이민자들로 북적대고 있다. 베네수엘라 차베스 대통령이 1999년 집권한 이후 재산 몰수, 국유화, 외환 통제, 치안 악화 등으로 살기가 어려워진 국민들이 하나 둘 나라를 등지고 파나마 등 주변국으로 이동하게 된 것이 주된 이유다.

최근에 우연히 대화를 나눈 베네수엘라의 한 이민자는 금년 초 먹고살기 힘든 베네수엘라를 떠나 남편이 사업체를 차린 파나마로 와서 직장을 찾고 있다고 한다. 이 여인은 상점에도 살 물건이 별로 없을 정도로 경제가 침체되고, 길거리에는 강도들이 날뛰어 공포에 떨어야 하는 상황에서 남편마저 강도들에 의해 죽을 고비를 넘기자 미련 없이 파나마로 넘어왔다고 한다.

파나마에 오는 사람들은 현 정권의 빈민을 위한 포퓰리즘 정책으로 베네수엘라를 탈출한 돈 많은 부유층이나 기업인들 외에도 변호사, 대학을 갓 졸업한 구직자, 일반 직장인 등 평범한 중산층까지 다양하다.

필자가 지난달 만난 ‘파나마-베네수엘라 센터(CVP)’ 회장 쿠아르틴 씨에 따르면, 약 4만명이 거주비자를 받아 파나마에서 생업에 종사하고 있다. 나머지 4만명이 관광비자로 거주하면서 비즈니스 창업이나 근무할 직장을 찾고 있다고 한다.

이들이 투자하는 분야는 주로 건설, 부동산, 은행, 보험, 관광, 물류 등 다양하다. 베네수엘라인들을 위해 ‘El Venezolano’란 신문까지 발행되고 있다.

쿠아르틴 씨 또한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공사에 자재를 공급하는 물류업체를 운영하는 기업인으로 파나마 거주 베네수엘라 상공인들의 권익 보호를 위한 상공회의소를 11월 중 창립할 예정이다. 창립이 완료되면 파나마 사회에서도 중요한 권익단체로 조직화된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파나마 은행감독원에 따르면 이들 베네수엘라인이 파나마 소재 은행에 예금한 금액은 금년 1분기 말 기준 20억달러에 달한다고 한다. 어떤 경로로 들어왔는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지금도 베네수엘라 사람과 돈이 계속 파나마로 향하고 있다.

차베스 정부의 사회주의적 정책이 베네수엘라 국민들을 더욱 궁핍으로 내몰고, 역으로 파나마는 어부지리로 열심히 떡고물을 챙겨먹고 있는 형국이다.

중남미경제위원회(ECLAC) 자료에 따르면, 2006~2010년까지 5년간 파나마의 외국인직접투자(FDI) 순유입액이 108억달러인 데 반해 베네수엘라의 FDI 순유출액은 107억달러에 달한다. 올해도 8.5%의 성장이 예상되는 파나마 경제에 일등공신을 꼽는다면 차베스 대통령도 그중 하나이지 않을까?

파나마에 온 돈 많은 베네수엘라 사람들은 이리저리 사업 기회와 돈줄을 찾아 기웃거린다. 이들은 베네수엘라 시장을 대상으로 생필품과 자재를 공급하는 무역 및 물류업을 하는 경우가 많아 우리 기업들과 연결된다면 다양한 수출 기회가 창출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필자는 쿠아르틴 회장과 11월 말 한국상품 수입에 관심 있는 베네수엘라 상공인들을 한곳에 불러모아 상담을 진행하는 행사를 공동 개최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쿠아르틴 씨가 계획하는 신도시 건설과 관련해서도 우리 기업이 참여할 여지가 많다. 도시에 필요한 소규모 발전소와 폐수처리시설 건설, 각종 건축 기자재 공급 분야에서 사업 기회가 창출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 베네수엘라 시장 우회접근로로 파나마 거주 베네수엘라 상공인을 적극 활용할 방법을 찾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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