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방면에서 국가 순위에 대한 발표가 나오기도 한다. 물론 순위가 높을수록 좋은 것이다.
필자는 정부기관에서 외국인직접투자(FDI)를 유치하기 위해 한국을 ‘기업하기 좋은 나라’로 홍보하는 일을 4년 동안 했었다. 외국기업들의 CEO나 임원들을 설득하는데 걸림돌은 한국의 순위가 그리 높지 않다는 거였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의 한 연례 보고서는 매년 외국인 직접투자의 흐름을 고찰하고, 투자를 받는 국가의 GDP 대비 외국인투자 누계액 기준으로 국가들을 비교한다. 이 수치는 해당 국가에 대한 외국인 투자 잠재력 지수를 판단하는 데에 도움을 준다. 이 분야에서 한국은 외국인투자를 받는 국가로서 20위 안에 들어야 했지만, 실제 유치되는 FDI의 증가액은 100위 안에도 못 들었다. 이는 잠재적 해외 투자자들이 한국에서의 기업활동을 가로막는 과도한 규제 요건들 때문에 확신을 갖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한국은 국가 순위 보고서에서는 좋은 성적이 나오기도 한다. 기대보다 언론의 주목을 덜 받긴 했지만, 세계은행(World Bank)이 지난 10월 발표한 ‘2011 기업환경평가’를 보면 기업하기 좋은 국가로 한국이 영국에 이어 8위에 올랐다. 아시아권의 일본이나 대만, 중국보다 앞서 있었다.
마치 세계은행이 한국의 외국인 투자 유치 홍보 활동을 벌인 것처럼 이번 국가 순위 상승은 외국인 직접투자에 큰 힘이 됐다. 한국의 국제수지는 상승세로 유지되고 있고, 무역수지 적자 해소를 위한 막대한 자금유입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상황이다.
서울시도 이번 평가에서 이득을 얻었다. 해외의 많은 기업들이 서울에서의 비즈니스를 고려하기 시작했다. 특히 서울글로벌센터가 운영하는 외국인 대상 창업대학을 수료한 많은 사람들이 사업을 시작했다. 이들 중 일부는 서울시의 지원을 받기도 했다.
외부의 새로운 생각이나 관습은 그 나라의 사회나 경제가 점진적으로 변화할 수 있게 도와준다. 전 주한 인도 대사는 “문명의 발상지였던 인도와 중국이 외부의 영향에서 벗어나 있는 동안 국가가 쇠퇴됐다”며 “외부와의 접촉이 차단된 사회는 침체되고 위축된다”고 말한 적이 있다.
한국인들은 그 뛰어난 경쟁력으로 인해 머지않아 국가순위 경쟁에서 더 높이 올라갈 수 있을 거라 믿는다. 국가순위 상승의 열쇠를 쥐고 있는 외국인들에 대한 관용과 수용은 더욱 효과적인 성장을 기대하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