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것도, 이루고 싶은 것도 많은 꽃다운 청춘. 스물 다섯의 한 청년이 꿈에 그리던 도쿄 돔 무대를 앞둔 심경을 전했다. 그리고 26일 오후 4시. ‘장근석’, 그 이름 석자에 4만 5천명의 우나기(장어: 장어를 먹으면 힘이 나는 것 처럼, 팬들이 있어 힘이 생긴다는 뜻으로 장근석이 팬들을 부르는 애칭)들이 도쿄돔을 가득 메웠다. 아시아 프린스, 근짱의 꿈은 드라마 ‘매리는 외박중’ OST 수록곡 ‘Hello, Hello’를 시작으로 ‘2011 the Cri show in Tokyo Dome-The beginning’이란 타이틀아래 무대위에서 실현됐다.
▶ 콘서트 보다는 대형 ‘쇼’, 3시간 넘게 도쿄 돔 종횡무진한 근짱 파워
“아시아 프린스. 장근석이 사는 성안에는 언제나 파티가 열리고, 신나게 놀 수 있는 클럽이 있을 것 같아요”
장근석의 도쿄 돔 공연 콘셉트는 아시아 프린스가 사는 ‘성(城)’에 주석, 버벌진트, 박신혜 등 그의 친구들과 팬들을 초대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그는 “아레나 투어 때는 ‘아시아 프린스가 되는 과정’을 보여드렸다면 오늘 ‘도쿄 돔’공연은 ‘아시아 프린스가 된 후’의 모습을 무대에서 보여드리는 것”이라면서 대규모 팬 미팅에 가깝다고 할 만큼 영상과 노래, 다양한 쇼가 곁들여진 화려한 무대를 선보였다. 특히 장근석이 클럽 친구이자 대학 동창생인 빅 브라더와 함께 공연장을 순식간에 클럽으로 변신시키자 도쿄 돔은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다. 화려한 레이저와 심장을 울리는 사운드에 맞춰 장근석은 셔플 댄스를 췄고 일본 팬 야스다 다카코(48)는 나이도 잊은 채 자리에서 일어나 몸을 흔들었다.
▶ 우나기들, ‘근짱’을 외치는 이유는? 팬들에게 먼저 다가가는 솔직함
“우나기 또 프린스 잇쇼니 시아와세!”
장근석이 무대위에서 ‘팬들과 장근석 함께 행복을’ 이라는 말을 하자 객석은 거대한 파도타기를 시작해 일렁이기 시작했다. 이날 공연에서 장근석은 팬들을 제대로 유혹했다. 무대에서 수시로 윙크를 날리고, 통역 없이 팬들과 일본어로 소통하며 무대를 쥐락펴락 했다. 장근석은 또 20미터 이상의 크레인을 동원해 2,3층 관객들 앞으로 다가가는가 하면, 자전거를 타고 공연장을 한 바퀴 돌기도 하고 열기구를 띄우면서 돔 안의 모든 팬들에게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다양한 무대장비를 활용했다.
디시인사이드 ‘장근석 갤러리’에서 활동하는 열혈 팬, 주부 다케시타 유카리(48)씨는 “근짱은 연기, 노래 뭐든 열심히 하고 팬들을 친구처럼 가깝게, 소중히 여겨요. 지금 이런 기세라면 근짱이 앞으로 어디까지 더 뻗어나갈지 무서울 정도에요”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한류의 중심에 선 근짱, “그래도 나는 ‘인간 장근석’ 일 뿐…”
공연이 후반으로 치닫자 장근석은 팬들을 향한 마음을 전하면서 선언식을 했다. “나를 특이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래도 나는 장근석이니까 누가 뭐래도 내 스타일대로 살아갈 것”, “한 사람, 한 남자, 한 배우로서 내가 선택한 모든 것에 책임을 질 것”, “나의 에너지로 여러분은 나 보다 더 행복하길. 이것은 프린스의 명령” 이라면서 현재 자신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과 다짐, 그리고 팬들을 향한 사랑을 표현했다. 또 “이번 콘서트 타이틀을 ‘The Beginning’이라고 지은 것도 데뷔 20주년을 맞아 새롭게 시작한다는 의미”라면서 “앞으로 월드 프린스가 될 수도, 반대로 더 작은 무대로 돌아갈지도 모르지만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오늘 이 자리에 함께 해 주신 분들이 있어서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라며 팬들에게 속내를 고백했다. 스물 다섯, 앞으로 걸어갈 길이 더 많은 청년 장근석의 솔직한 마음이었다.
▶한류 세대교체의 선두주자, ‘장근석만의 캐릭터와 이미지 구축’
한편, 장근석의 이날 도쿄 돔 공연은 한류(韓流)의 세대교체 선포식과도 다름없었다. 배용준, 류시원 등 기존 한류 스타의 뒤를 잇는다는 단순한 의미 외에도 자신만의 소통 방식으로 일본 팬들에게 솔직하게 다가가 장근석만의 ‘캐릭터와 이미지’를 구축했다는 점. 그리고 일본 팬들 역시 ‘있는 그대로의 장근석’에 열광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했다.
공연장에서 장근석은 때론 잘 자란 아들처럼, 때론 멋진 애인처럼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모든 ‘우나기(팬)’들의 우상으로 우뚝 선 모습이었다. 자매사이인 코무로 마치코(22)와 코무로 지토세(21)는 장근석의 꾸밈없는 솔직한 모습이 일본 스타와는 달라서 좋다며 ‘근짱’의 매력을 언급했다.
<황유진기자@hyjsound> /hyjgog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