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적으로 4개 종합편성채널(종편)이 1일 동시 개국했다. TV조선(조선일보), JTBC(중앙일보), 채널A(동아일보), MBN(매일경제) 등 4개 종편은 이날 화려한 개국식으로 첫걸음을 떼었으나 기존의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과 차별화가 얼마나 될지 의구심이 크다. 콘텐츠 등이 대동소이하다면 굳이 4개 채널을 새로 허용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우선 개국 날짜부터 상대를 의식, 똑같은 날을 잡으면서 과연 무리수가 없었는지 의문이다. 방송사에 따라 재력과 인력, 준비기간에 차이가 있을 터인데 서두른 나머지 부작용과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기본적으로 새 방송사들은 방송관련법이 규정한 공정성ㆍ객관성ㆍ공익성ㆍ윤리성을 준수해야 한다. 채널 주인은 국민이라는 인식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과거 수십 년 동안 소수 방송사가 정보를 독점, 여론을 좌우하고 왜곡까지 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했다. 그러지 않아도 종편 4사는 신문산업에서 이미 여론을 좌우하는 거대 언론사들이다. 이들이 신문과 방송을 연계, 정보의 선순환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되는 것이다. 또 개업 날짜를 미리 정해놓고 가게 얻고 내부수리하고 간판 거는 격의 조급한 개국이 방송의 질을 떨어뜨려서는 안 된다. 개국예정일 이틀 전에서야 채널권이 정해진 것만 해도 아슬아슬하지 않은가. 통상 1년 준비에 한 달여간 시험방송은 애초부터 불가능했다. 이는 질적 문제로 직결돼 그 폐해는 고스란히 시청자들이 떠안게 된다.
광고시장에서의 과도한 경쟁은 이미 현실화하고 있다. 경제여건 악화로 파이는 줄어드는데 배분이 늘다 보면 부작용은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종편의 경우 직접 광고영업을 할 수 있게 되면서 광고시장이 벌써 요동친다고 한다. 보도와 광고를 분리하는 방송광고판매대행사(미디어렙)법 미비로 신규는 물론 기존 방송사까지 광고 직거래에 뛰어든 형국이다. 관련법 제정을 서둘러 부작용을 차단했어야 하나 이미 그 시기를 놓쳤다. 지금이라도 보완책을 서둘러야 한다.
무엇보다 정보 혼란의 폐해가 없어야 한다. 시청률 경쟁을 의식, 지나치게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프로그램을 양산해서는 안 된다. 지금까지 그 폐해가 적지 않았다. 글로벌 경쟁을 염두에 둔 차원 높은 콘텐츠만이 차별화의 핵심인 것이다. 시청자들도 어느 방송이 어떤 프로그램을 쏟아내는지 철저히 분석하고 옥석을 가려내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