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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미선.담백하고 풋풋하게 살려낸 한국의 미
한국의 미감을 여유롭고 담담하게 표현해온 강미선(50) 작가가 ‘觀心(관심)’이란 타이틀로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12층 롯데갤러리에서 초대전을 열고 있다. 타이틀의 ‘관심(觀心)’은 일상적인 사물을 통해 인간 내면의 본성을 헤아려 보겠다는 취지다.

14일까지 계속될 이번 개인전에는 지필묵으로 우리의 일상과 주변을 돌아본 작업이 다양하게 나왔다. 한지의 부드럽고 은은한 결을 살려 그 위에 형상을 간결하게 형상화한 강미선의 먹 작업은 작가의 오랜 내공을 잘 보여준다. 전통한옥의 기와선, 모과, 감 등 한국인의 마음 속에 각인된 낯익은 이미지들을 그윽하게 담아낸 회화들은 풋풋하면서도 따뜻한 서정을 한껏 느끼게 한다.

아울러 작가는 도판(陶版), 즉 세라믹 드로잉 작업도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눈부시게 하얀 백자 판 위에 청화물감으로 조선시대 달항아리며 분청사기, 물고기, 집 등을 그린 작품들은 마치 깨끗한 선비의 내면을 보는 듯 싱그럽고 조촐하다.

관람객들은 이번 전시를 통해 기와를 그린 ‘관(觀)’, 그릇을 소재로 한 ‘수복(壽福)’, 꽃병을 묘사한 ‘정중동(靜中動)’, 집안 물건들을 도자기로 재현한 ‘나의 방’ 등 70여점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마음에 있지 않으면 보아도 보이지 않는다’는 말처럼 마음의 문을 열고 보면 작품이 들려주는 나지막한 이야기가 더욱 잘 들린다.


작가는 "요즘들어 한국화 작업은 고루한 것으로 인식되며 날로 위축되고 있지만 한지와 먹의 깊고 그윽한 멋은 서양의 재료와는 비길 수 없을 정도로 각별하다"며 "재료는 전통을 쓰되 표현과 감성은 더욱 현대화시켜 현대의 젊은 층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싶다"고 밝혔다.

한지 작업 외에 작가는 흙과 불을 활용한 도자작업도 적극적으로 병행하고 있다. 이는 더 다양한 방식으로 한국의 미감을 알리고 싶어서다. 작가는 "한지 작업이나 도자기판에 그림을 그려 불에 구워내는 세라믹 작업이나 은근과 끈기가 필요한 건 매한가지"라며 자신의 작업은 ‘마음을 다스리고, 마음의 길을 닦는 과정’이라고 밝혔다.

강미선은 홍익대 미대 동양화과를 나와 중국 난징예술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동안 일본과 중국 등지에서 15차례 개인전을 열었다. 전시는 14일까지. 02)726-4428

이영란 선임기자/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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