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현이 이번에 선보인 ‘Urban Plants’연작은 과거 그의 화면에 배경처럼 다뤄졌던 알록달록한 색채의 형태들이 끊임없이 등장했다가 사라지길 반복한다. 이 화려한 색채들은 무채색의 식물들 사이를 무시로 오가며 부드럽고 유연한 선을 창출하고 있다. 마치 곤충이나 외계식물같은 것들이 모습을 감췄다 드러내길 거듭하는 사이 한 때 식물이었던 형상들은 추상의 영역으로 부드럽게 나아간다.
홍익대 판화과와 독일 뮌헨 국립조형예술대학 회화과를 졸업한 작가는 독일에서 작가로 데뷔했다. 유망작가를 발굴해 키우는 독일 알렉산더옥스 갤러리에 발탁돼 지난 2006년 개인전을 가졌고, 이후 다수의 해외 전시를 해왔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아홉번 째 개인전이다.
유정현의 작품은 판화를 전공한 이력 때문인지 캔버스에서 보여지는 이미지들이 판화적 효과와 질감을 보여준다. 그런 질감의 형상은 부서질듯한 재처럼, 또는 폭발하는듯한 연기처럼 다가온다. 그리곤 그 속에서 새롭고 몽환적인 이미지들이 자유롭게 태어났다가 사라지길 반복하며 안과 밖 경계의 모호성이 회화라는 장르를 통해 참신하게 구현된다. 유정현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을 비롯해 중국 및 독일의 유수 기관에 소장돼 있다. 02)3443-6364
이영란 선임기자/yr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