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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洪대표 쇄신안 이미 추진력 없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8일 내놓은 당 개혁 쇄신안에 대한 반응이 싸늘하다. 홍 대표와 현 지도부에 대한 신뢰가 이미 바닥으로 떨어진 마당에 개혁안 내용이 아무리 좋은들 추진력이 없다는 것이다. 홍 대표의 쇄신안은 현역 의원 전원 불출마도 불사하는 공천혁명과 과감한 인재영입, 박근혜 전 대표를 비롯한 대선주자들이 당의 전면에 나설 수 있도록 당헌ㆍ당규 개정을 하는 게 골자다. 진작 했어야 할 것을 이제 끈 다 떨어진 뒤에 하겠다니 모두 시큰둥한 것이다.
한마디로 타이밍이 너무 늦었다. 남경필 의원 등 최고위원 3명이 이미 사퇴했고, 황우여 원내대표마저 최고위원회 불참 의사를 밝히는 등 현 지도부는 완전히 붕괴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홍 대표의 쇄신안이 통할 수 있는가. 발상부터 잘못됐다. 민본21 등 쇄신파는 물론 홍 대표에게 힘을 실어줬던 친(親)박근혜계 의원들조차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다. 심지어 홍 대표의 공천개혁은 끝까지 공천권을 놓지 않으려는 꼼수라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홍 반장’이 주도하면 되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 한나라당 기류다.
홍 대표는 일련의 재창당 프로젝트를 매듭 지은 뒤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공언했다. 이 역시 앞뒤가 바뀐 얘기다. 지금 한나라당 내에서 홍 대표의 지도력을 인정해주는 세력은 거의 없다. 그렇다면 홍 대표가 물러나겠다고 먼저 밝히는 것이 순서다. 각 계파를 망라한 인사들로 당 재건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도록 길을 터주라는 것이다. 이렇게 구성된 비대위가 홍 대표의 쇄신안을 포함, 광범위한 의견을 모아 개혁을 주도해야 탄력을 받는다. 그리고 자신은 묵묵히 백의종군할 때 감동과 추진력은 배가된다.
생사 기로에 놓인 한나라당이 살 길은 모두가 기득권을 내려놓는 것이다. 백지상태에서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가 서지 않으면 어떤 개혁도 의미를 가질 수 없다. 박 전 대표가 당 재건을 위해 전면에 나설지 여부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지만 뭘 그리 꾸물대는가. 당원은 물론 국민적 신망이 두터운 여권의 유력 대선후보로서 팔을 걷고 나서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박 전 대표 역시 대선후보는 물론 ‘박근혜계’의 해체 선언 등 기득권 버리기에 솔선해야 한다. 그런 진정성이 확인될 때 비로소 한나라당의 활로가 트인다. 작은 것을 탐하면 큰 것을 잃게 된다는 교훈은 살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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