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윤택 처럼 자신에게 닥친 시련을 초월해, 주어진 삶을 최선을 다해 즐기는 모습으로 우리에게 ‘희망’을 가르쳐준 한 여성이 있다. 세계 100대 대학으로 꼽히는 상하이 푸단대학 최연소 교수, 위지안(于娟)이다.
▲누구나 오늘 살아야만 하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그는 서른살 젊은 나이에 인생의 정점에 올랐다. 노르웨이 오슬로대학교에서 유학 후, 환경과 경제학을 접목한 새로운 시도를 가지고 귀국해 중국 학계의 주목을 받으며 서른이 안된 나이에 푸단대학교 강단에 섰다. 중국 정부는 물론 노르웨이에 거대한 프로젝트를 제안해 성사 단계에 있었다. 돌이 막 지난 아들로부터 ‘엄마’ ‘아빠’ 같은 말을 들으며 행복에 눈물을 짓곤 했다. 외동딸을 명문대 교수로 만든 부모님이 어깨를 펴고 성공한 딸을 자랑하는 것을 들으며 흐뭇해 했다.
그 순간, 그는 말기 암이라는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 온몸에 전이된 암세포 때문에 뼈가 녹아내리는 고통이 이어졌다. 그런 고통 속에서 그는 절망하고 신을 원망하는 대신 ‘삶의 끝에 와서야 알게 된 것들’을 자신의 블로그에 기록하기 시작했다. 짐짓 한국의 ‘오방떡 소녀’ 조수진을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위지안이 조수진과 다른 한가지는 병실생활, 암환자로서 느끼는 고통과 아픔을 뛰어넘어 자신의 인생을 통째로 복습하듯이 되짚으며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삶의 소중함을 일깨워준다는 데 있다.
그는 말한다. “절대 포기하지 말 것. 우리에겐 오늘을 살아야만 하는 분명한 이유가 있으니까” 그의 이야기는 글 하나에 10만 회 이상 조회를 기록하며 인터넷 상에서 빠른 속도로 퍼져나갔고, 결국 짧은 책 한 권으로 묶여져 나왔다. 제목은 ‘차생미완성’. 인기 연예인도, 유명 인사도 아니었던 그의 이야기는 이후 14억 명의 사람들을 오열하게 만들었다. 책은 조만간 ‘오늘 내가 살아갈 이유’(예담)라는 제목으로 국내에도 출간될 예정이다.
▲불리불기(不離不棄), 헤어지지 않고 포기하지 않는다
2011년 4월 19일 위지안은 끝내 숨을 거뒀다. 각계각층의 인사들은 그의 추모식에 줄을 이어 참석했고, 언론은 그의 사망 소식을 앞다퉈 보도했다. 온라인에서도 애도의 물결이 이어졌다. ‘절대 헤어지지 말고, 포기하지 말 것’ 그녀가 마지막으로 사람들에게 전해주고 간 말이다. 우리는 뭔가를 잡기 위해 아주 먼 곳까지 전속력으로 달려가야만 한다고 믿으며 산다. 하지만, 사실 곁에 있는 이의 손이라도 한 번 더 잡아 보는 게 훨씬 값진 일일지도 모른다.
남민 기자/suntopi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