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백제 유민들이 정착해 한반도의 불교문화가 뿌리내린 일본 시가현과 비와호 지역의 불교 미술품들이 국내에 대거 소개된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김영나)은 12월 20일부터 일본 문화청(文化庁), 규슈국립박물관(九州国立博物館) 및 시가현(滋賀県)과 공동으로 특별전 ‘일본 비와호 지역의 불교미술-호수에 비친 극락왕생의 염원’을 개최한다.
2002년 한ㆍ일 월드컵 공동개최를 기념하여 국립중앙박물관(경복궁 소재)에서 ‘일본미술명품전’이 개최된 이후 10년 만에 일본의 소중한 문화재들이 다시 한번 서울을 찾은 것. 이번 전시에서는 시가현 오쓰시(大津市)에 위치한 시가현립비와호문화관(滋賀県立琵琶湖文化館)의 기탁 소장품을 중심으로 한 시가현의 불교미술품 59건 94점(국보 4건, 중요문화재 31건 포함)이 소개된다.
시가현은 일본 열도의 한가운데에 위치하며, 그 중앙에 일본 최대 내륙 호수인 비와호가 자리 잡고 있다. 비와호의 남쪽으로는 일본 천태종의 발상지인 히에이산(比叡山)이 솟아 있고 이 산을 넘으면 일본의 천년 고도 교토(京都)의 시가지가 펼쳐진다. 이러한 지리적 환경 덕에 시가현에는 일찍부터 중앙의 불교문화가 빠르게 유입되어 발전할 수 있었으며, 교토나 나라(奈良) 등 정치적 중심지에서 꽃핀 불교문화를 배양하고 창조하는 문화적 배후지로서의 역할을 수행했다.
또, 이 지역은 고대부터 백제 유민들이 정착하여 한반도에서 전래된 불교문화가 초기에 뿌리내린 곳이고, 조선통신사가 왕래하던 길인 ‘조선인가도(朝鮮人街道)‘가 위치해, 우리 문화와도 관련이 깊다.
이번 전시에는 가마쿠라 시대의 대표적인 불화 ‘육도 그림’(13세기, 국보), 진쇼지 소장의 ‘화롱<사진>’(12세기, 국보), 엔랴쿠지 소장 ‘보상화 문양 경전함’(1031년, 국보) 등 중앙의 영향을 받은 화려한 불화와 공예품과 함께, 조후쿠지 소장의 ‘십일면관음입상<사진>’ (11세기, 중요문화재), 온조지 소장의 ‘귀자모상’(13세기, 중요문화재) 등 시가현의 독특한 지방색을 느낄 수 있는 조각상들이 전시된다.
<박동미 기자@Michan0821>/pdm@heraldcorp.com
[사진제공=국립중앙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