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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박근혜 비대위 철새는 여전히 있다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출범했다. 한시적 지도부 역할을 하게 될 비대위는 박근혜 위원장을 정점으로 당의 개혁을 주도, 내년 총선과 대선 승리 교두보를 쌓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일단 박 위원장을 포함, 11명으로 구성된 비대위 진용은 그럴듯해 보인다.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과 이상돈 중앙대 교수 등 이념보다 합리를 중시하는 중도 개혁성향의 인사에 2030 청년층과 교감할 수 있는 신진기예의 등용이 눈에 띈다.
그러나 일부 인사는 철새처럼 이곳 저곳을 기웃거린 예가 없지 않다. 설혹 비대위를 개혁적으로 구성했다고 해도 잃어버린 한나라당의 신뢰까지 모두 회복되는 것은 아니다. 박 위원장의 지적처럼 “뼛속까지 당을 바꾸겠다”는 각오를 얼마나 실천에 옮기느냐가 관건이다. 당장 시급한 것은 당내 화합이다. 지난 4년간 한나라당은 이른바 친이ㆍ친박으로 갈려 사실상 두나라당, 세나라당의 모습이었다. 18대 총선 이후 각종 선거에서 판판이 무너지고, 그때마다 쇄신을 외쳤지만 불발에 그친 것은 깊어진 계파 갈등 때문이었다. 지금도 수면 아래 잠복해 있는 그 골을 메우지 않으면 비대위는 가동하나 마나다. 계파를 들먹이면 반드시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필요하다.
더 중요한 것은 인적 쇄신이다. 한나라당의 달라진 면모를 국민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것은 결국 사람이다. 그 결과는 개혁적 공천으로 나타나야 한다. 일부 현역 의원들이 과감히 퇴진을 선언하며 쇄신 바람을 일으키고 있지만 정작 물러나야 할 인사들은 여전히 납작 엎드려 있다. 이들의 저항을 어떻게 설득하고 제어하느냐가 인적 쇄신의 핵심이다. 재창당 수준의 개혁은 인적 쇄신이 뒷받침돼야 비로소 가능하고 국민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
비대위는 출범과 함께 이명박 대통령 친인척 비리의 철저한 수사와 디도스 사건에 연루된 최구식 의원의 탈당,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포기 등 쇄신안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비대위가 초심을 잃지 않고 개혁정책을 마련하고 국민과 소통해 가야 겨우 내년 총선의 가닥을 잡을 수 있다. 특히 여권 모두가 그간 향유했던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으면 안 된다. 당장 박 위원장부터 대세론을 떨쳐버리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를 단단히 다지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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