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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희태 의장이 조기 귀국 해명해야
한나라당의 전당대회가 돈봉투에 의해 움직였다는 사실이 국민들을 허탈하게 만들고 있다. 처음 발설자인 고승덕 의원이 8일 검찰에 출두, 금품을 제공한 문제의 후보가 지난 2008년 당 대표에 출마했던 박희태 국회의장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집권 여당의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에서조차 금권선거로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과 질서를 훼손하는 작태가 벌어져 왔던 것이다. 이제는 박 의장이 외유를 중단, 조속히 귀국해 사태의 전말을 밝혀야 한다. 고 의원이 검찰 출두하는 날 출국한 사실조차 석연치 않다.
전당대회에서의 돈봉투 의혹은 여야를 막론하고 진작부터 제기돼 왔던 터다. 고 의원의 폭로 이후 여기저기서 비슷한 내용의 증언이 계속 터져나오고 있는 것도 그런 사실을 뒷받침한다. 전당대회에서의 금품 살포가 한두 번이 아니라는 얘기다. 더군다나 현역 의원들이 직접 돈봉투를 돌리고 다녔다는 소문까지 나도는 것을 보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야당도 마찬가지다. 유시민 전 의원 등은 지도부 권력을 잡기 위한 금품 살포가 야당에서도 있었다고 말하고 있다. 일부 여성 의원들에게는 명품 핸드백을 돌렸다고도 한다. 지금껏 여야를 막론하고 중량급 정치인들이 관련된 뇌물사건이 대체로 당내 경선 및 조직관리 자금과 맞닿아 있었다는 사실은 공공연한 비밀에 속한다. 다만 실체가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정치판에 변혁의 압력이 더욱 거세질 것이다. 우선 한나라당 내부에서 당 해체 움직임이 가시화하는 것은 당연하다. 쇄신만으로는 필패라는 인식이 수도권 의원들에게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일부 의원은 의정보고서에 한나라당 로고나 당명을 일부러 없애는 것으로 이미 결별을 한 상태다. 그러나 이런 모습이 과연 얼마나 국민들의 마음을 붙잡을지는 의문이다. 누구랄 것도 없이 현실 정치에 발을 담근 이들이라면 책임 선상에서 열외를 인정받기는 어려운 처지인 것이다.
여야를 불문하고 당내 선거문화를 개선하고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그동안의 금품수수 관행을 말끔히 씻어내야 한다. 특히 박근혜 비상대책위원회의 갈 길이 멀다. 이미 깨진 것이나 다름없는 한나라당의 기득권층 눈치를 보기보다 초심대로 대대적인 개혁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우선 문제의 진원지인 만큼 국민들에 대한 즉각적인 사과와 함께 재창당의 근본적인 대책을 제시하기 바란다. 땜질할 때가 아니다. 우선 박 의장 문제부터 푸는 게 순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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