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꼼수’가 허위사실 유포죄로 수감 중인 정봉주 전 의원의 석방운동이랍시고 ‘비키니 인증샷 보내기’를 하다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이번 논란은 나꼼수 진행자 김용민 씨의 “정 전 의원이 독수공방을 이기지 못하고 부끄럽게도 성욕감퇴제를 복용하고 있다”며 “마음 놓고 수용복 사진을 보내기 바란다”는 황당한 언사가 그 시작이다. 이에 한 젊은 여성이 비키니 차림 가슴에 ‘가슴이 터지도록 나와라, 정봉주’라는 문구를 쓴 사진을 정 전 의원 관련 홈페이지에 올려 인터넷 세상을 달궜고, 이어 몇몇 유사 사진이 뒤를 이으면서 인터넷 접속 폭주 속에 시비가 비등해진 것이다.
여기에 고무된 또 다른 나꼼수 멤버 주진우 시사IN 기자가 자신의 트위터에 “가슴 응원 사진 대박이다. 코피를 조심하라”는 노골적인 성적 뉘앙스의 메시지를 날려 결국 화근이 됐다. 상대를 하찮게 보는 건방이 호기를 불러 패착을 부른 셈이다. “진보적인 남성들의 느물거리는 시선은 한마디로 똥벼락”이라는 한 네티즌의 질타가 정곡을 찌른다. 나꼼수와 친한 공지영 작가마저 마초 운운하며 여성 성징을 도구로 삼은 그들의 경박성을 질타, 정식 사과를 기다린다고 일갈했다. 이제 나꼼수 관계자들이 사과나 해명 등 어떤 자세를 취할지 주목된다.
이런 가운데 이번 사태와 적잖이 얽힌 민주당은 유독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문제의 비키니 사진이 게재된 홈페이지 ‘나와라! 정봉주 국민운동본부’ 총괄운영자가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이고 공지영 작가가 공동간사다. 민주당이 최근 부쩍 나꼼수와 연대, ‘정봉주 구하기’에 열을 올린 것은 나꼼수 지지자들을 염두에 둔 때문일 것이다. 한 대표는 지난 26일 당 주요 인사들과 수감 한 달째를 맞은 정 전 의원을 특별 면회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분별력을 잃은 채 성을 상품화함으로써 내부는 물론 진보와 보수 모두에 불편과 불쾌 그리고 분노를 부른 나꼼수와 같은 선상에 민주당이 서 있는 셈이다.
나꼼수도 나름 문화의 일편이고, 비키니 가슴 사진을 보내는 행위도 개인적으로는 표현의 자유일 수 있다. 그러나 이보다 더 우선인 것은 도덕적 가치관과 공동선을 추구하기 위한 다수 국민의 아름다운 노력일 것이다. 나꼼수 이전에 민주당은 ‘정봉주 법’ 입법화, 국회 통과 결의대회, ‘봉주버스’ 면회, 광화문 1인 시위, 마라톤 대회 등 이른바 ‘정봉주 마케팅’이 너무 속보인다는 내부 비판부터 살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