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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B정권은 야당 선거운동만 할건가
총선을 두 달여 앞두고 집권당과 MB정권이 마치 야당 선거운동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집권층과 여당이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연일 헛수와 악수를 연발하며 스스로 무덤을 파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 등 야당은 가만히 앉아서 떨어진 과실을 줍기만 해도 이번 선거는 따 놓은 당상이다.

문제는 이 같은 집권층의 잇단 헛발질이 몰고 올 정치적 귀결이 아니라 그것들이 국민의 자존심과 나라의 체면을 여지없이 깎아 내리고 있는 점이다. 정권 말기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친인척 비리와 권력형 부패는 아무리 레임덕처럼 일상화된 반복이라 해도 국민들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 마찬가지로 그것이 아무리 현실 정치이며 관행이라 해도 전당대회 돈봉투는 법 이전에 사회정서상 용납되지 않는다. 더구나 집권 내내 오만과 편견으로 국민과의 소통을 거부해 온 정권이 사회를 극단적인 대립과 분열로 몰아넣은 결과가 부메랑처럼 스스로의 족쇄가 돼 되돌아오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선거 라이벌 후보를 거액 매수해도 괜찮은데 당내 행사 돈봉투가 무슨 문제냐는 생각부터 이미 구시대 정치다. 야당도 사정이 다를 바 없을 것이라고 아무리 강변해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일단 판도라의 상자 뚜껑이 열린 뒤에는 모든 퇴로가 차단되고 만다.

불행히도 이번 돈봉투사건 관계자들은 이 간단한 이치를 잊어버린 것 같다. 특히 박희태 국회의장은 나라의 원로 정치인답지 않게 시종일관 부인과 회피로 일관함으로써 나라 체면과 국민 자존심을 무참히 훼손한 것은 참으로 유감스럽다. 박 의장의 때를 놓친 판단은 큰 정치가 실종된 지 오래된 한국의 정치풍토를 반영하는지도 모른다. 이런 점에서 엊그제 사퇴한 김효재 청와대 정무수석의 행보도 마찬가지다. 책임과 명예가 실종된 정치는 이미 정치가 아니라 정글의 법칙이 지배하는 장마당이나 진배없다.

검찰은 이번 사건을 추호의 정치적 고려 없이 단호하고 신속하게 처리해야 한다. 사건의 성격은 거의 드러난 만큼 검찰은 한 치의 유보 없이 전모를 밝혀야 한다. 동시에 사건을 은폐하거나 허위진술을 종용한 책임도 끝까지 규명해야 한다. 원하든, 원치 않든 돈봉투 파문은 이번 총선 최대 이슈의 하나로 부각됐다. 경우에 따라 이번 사건의 연루 범위가 확대될 경우 정치적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검찰은 좌고우면 하지 말고 모든 수사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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