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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로스쿨 출신을 ‘물변호사’로 만들 참인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의 자질 논란이 안타깝다. 사법시험 대신 올해 처음 실시된 변호사시험에서 로스쿨 과정을 마친 1451명이 합격했다. 그러나 합격률이 무려 90%에 육박하는 데다 커트라인이 100만점 기준으로 43점에 불과했다는 게 논란의 빌미가 된 것이다. 그나마 점수를 후하게 줘 그 정도였다는 말도 들린다. 물론 우수한 성적의 합격자가 훨씬 더 많았을 것이고, 시험이 까다롭고 어려웠을 수도 있다. 그렇더라도 낙제점을 겨우 면한 성적을 받은 변호사들이 양질의 법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지 불안하고 걱정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더욱이 합격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변호사 실무연수 교육도 준비가 부실하다는 지적이 거세다.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은 법률사무소 등 법률사무 종사기관이나 대한변호사협회에서 실시하는 6개월 과정의 연수를 받도록 돼 있다. 그러나 지정 법률기관 대부분이 구체적인 연수 계획이 없는 데다 교육 내용과 방법 등에 대한 통일된 지침조차 없는 실정이다. 그나마 수용능력도 1000명 미만에 불과해 나머지는 대한변협이 다 떠맡아야 할 판이다. 일회성 특강도 아니고, 변호사 500명을 한곳에 모아놓고 일주일에 한두 번 강의로 ‘실무연수’가 제대로 될지 의문이다.

로스쿨 제도는 반드시 성공적으로 뿌리를 내려야 한다. 고시원에 갇혀 법률서적만 달달 외운 반쪽짜리 법률가를 양산했던 사법시험의 부작용을 보완하기 위한 제도가 아닌가. 다양한 사회적 경험을 쌓은 사람들이 법학전문교육을 이수하고 소정의 시험을 거쳐 변호사 자격을 주자는 것이 그 취지다. 이번에 의사ㆍ회계사ㆍ경찰ㆍ정보통신 출신의 로스쿨 변호사 42명이 검사에 신규 임용된 것은 제도의 취지에 잘 부합하는 경우다. 세계적 조류를 보더라도 로스쿨을 통해 법조인을 양성하는 것이 맞다.

그러나 너무 쉽게 변호사 자격을 준다는 인식을 심어줘선 곤란하다. 물론 도입 초기 단계에서의 시행착오와 혼란이 있을 수 있지만 오히려 처음이라 더 냉정할 필요가 있다. 과정을 충실히 이수하고 충분한 실력을 쌓았다면 90%가 아니라 100% 합격해도 무방하다. 그 반대라면 모두를 떨어뜨릴 수도 있어야 한다. 이런 엄격한 관리가 로스쿨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키우고, 나아가 성공적 정착의 바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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