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ㆍ11 총선전이 종반으로 접어들면서 함량 미달 후보 사퇴 논란이 거세다. 서울 노원갑구에 민주통합당 공천으로 출마한 김용민 후보가 그 대표적 사례다. 김 후보는 몇 년 전 한 인터넷 라디오 방송에서 차마 옮기기도 민망한 저급한 욕설과 성적 막말을 쏟아냈다. 특히 노인들을 비하하고, 콘돌리사 라이스 미 국무장관을 성폭행하자는 대목에서는 인품의 천박함은 물론 정신상태를 의심치 않을 수 없다.
단지 개그와 풍자를 한 것이라던 김 후보는 문제가 커지자 “지난 과거를 반성하면서 모두 짊어지고 갚으며 살아가겠다”는 사과 동영상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다. 또 선거구 내 문화센터 등으로 50~60대 지역구민을 찾아다니며 용서를 구했다. 이런 모습이 절절한 반성에서 나온 참회인지, 당장 쏟아지는 비난을 모면하기 위한 면피성인지 확인하기는 어렵다. 설령 진정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습관적으로 막말을 쏟아내는 인성은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진심으로 사과할 마음이라면 지금이라도 당장 후보직을 사퇴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김 후보를 공천한 민주당은 공당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김 후보가 참여했던 나꼼수가 젊은 층 사이에 인기가 좀 있다고 자질 검증을 소홀히 한 채 무턱대고 공천한 결과가 아닌가. 당연히 당 차원의 입장을 표명하고 적극 사퇴를 권유해야 한다. 그렇지 않아도 민주당은 김 후보를 이 지역에 전략공천하면서 ‘나꼼수 지역구 세습’이란 비판을 받아온 터였다. ‘김용민 막말’ 파문의 환부가 더 커지기 전에 도려내는 용단을 내려야 한다. 우선 한 석이 아쉽겠지만 지금 싹을 자르지 않는다면 유권자들은 오만하고 책임감 없는 공천을 반드시 응징할 것이다. 이런 저급한 인사에게 국민의 대표권을 넘겨줄 수는 없다.
경우가 다르지만 논문 표절 논란에 휩싸인 부산 사하갑의 새누리당 문대성 후보 역시 사퇴하는 게 맞다. 문 후보의 박사학위 논문을 검토한 결과 표절이 아니라 아예 ‘복제’ 수준이라고 한다. 학위를 준 대학에서 표절 심사에 들어갔다고 해서 마냥 버틸 일이 아니다. 그동안 고위공직자 후보 청문회 등에서 많은 인사들이 논문 표절로 낙마한 것은 그것이 학자의 양심을 속이는 일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팔 슈미트 헝가리 대통령이 논문 표절 논란 끝에 결국 사임하지 않았는가. 스포츠맨다운 용기로 결단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