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람회의 성패는 물적 규모나 관람객 숫자로서가 아니라 결국 관객을 감동시키는 내용과 운영의 스마트함이 좌우한다. 그런 점에서 여수엑스포는 아직도 더 노력할 여지가 남아 있다고 본다. 여수엑스포는 개막 이후 연일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관람객의 눈길을 끌고 있지만 여전히 초기 단계의 시행착오에서 벗어나지 못해 아쉽다. 사흘간 황금연휴였던 지난 주말에는 개장 이래 최대 인파가 몰려 초기의 흥행부진 우려를 떨쳐버렸지만 곳곳에서 혼란과 운영 혼선이 노출됐다. 특히 하루에 11만명이 찾은 일요일에는 장시간 대기와 환불소동, 정체와 혼잡이 이어지는 등 준비 부족과 운영 미숙을 여지없이 드러냈다. 한꺼번에 인파가 몰린 특수상황이었다지만 주최측 관람수요자 예측이 총 1080만명인 점에서 하루 10만 인파에 속수무책이었다는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조직위는 이번 연휴의 대처 실패를 교훈 삼아 운영시스템을 새롭게 재점검해보기를 권한다. 특히 세계 박람회 역사상 최초라고 자랑해온 관람예약제를 단 하루의 부작용을 이유로 전격 폐지한 것은 경솔한 결정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주요 인기관에만 적용해온 사전예약제는 달리 운용의 묘를 살릴 여지는 없는지 검토해볼 가치가 충분히 있다. 엑스포 기간이 연중 가장 더운 시기임을 고려할 때 선착순 일변도 방식이 장시간 대기와 그에 따른 관람객 불편을 더 증폭시킬 개연성이 있다.
개막 이후 보름여의 경험과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운영의 중간점검 단계를 거칠 때가 됐다. 우선 흥행 등 외형적 효과에 너무 에너지를 낭비하지는 않았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행사장을 찾는 관람객 숫자에 집착하는 것은 아닌지, 각종 행사가 전시효과에 그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또 국내외 관람객들로부터 참가 소감과 개선점 등을 들어보고 이에 따른 조치 노력에 소홀함은 없었는지, 각급 관계기관과 지역사회의 유기적 협동과 소통에는 문제가 없는지 등등을 꼼꼼히 살펴보라는 것이다.
어떤 행사든 개막 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숙박ㆍ교통ㆍ음식 등 각종 인프라 작동에 오류와 허점이 나오는 것은 불가피하다. 문제는 이를 얼마나 신속하게 개선하냐는 것이다. 주최측은 물론 지역사회와 유관기관이 긴밀히 협력하면 얼마든지 보완이 가능한 일이다. 박람회 운영의 기본 원칙도 물량공세나 전시효과를 탈피해 인간과 자연의 수준 높은 교감을 북돋우고 쾌적한 관람환경 조성에 둬야 할 것이다. 1000만 관람객보다 내실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