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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4대강’ 의혹 해소, 지금부터가 시작
4대강 공사 사업에서 소문으로만 떠돌던 건설사들의 담합 의혹이 끝내 사실로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결과 4대강 1차 사업에 참여했던 대형건설사들이 모두 담합에 가담한 것으로 확인돼 1000억원대의 과징금 처분과 함께 이를 주도했던 일부 회사에 대해서는 사법처리가 불가피하다고 한다. 시공업체들이 서로 짜고 공사비를 부풀리는 방식으로 혈세를 빼돌렸다면 분명한 범죄행위가 된다. 그동안 고질적인 병폐로 지적돼온 공공사업 담합행위가 4대강 사업이라는 대역사(大役事)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다니 참으로 어이없다.

모두 15개 구간으로 이뤄진 4대강 공사의 낙찰금액은 총 4조1000억원 규모로, 예정가의 93% 수준이었다. 일반적으로 경쟁 입찰의 낙찰가율이 65% 선에서 결정된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공사비가 적어도 1조원이나 더 들어갔다는 산술적인 계산이 나온다. 국민들은 치솟는 물가와 전셋값, 가계부채의 이자 부담으로 허덕이는 동안 건설사들은 세금으로 자기들만의 돈 잔치를 즐겼던 셈이다. 그동안 전체 공사구간의 보와 강바닥 준설, 생태공원 및 자전거길 조성에 22조원의 막대한 공사비가 투입됐다는 점에서 다른 식으로 예산이 빼돌려졌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철저한 조사와 함께 책임 추궁이 이뤄져야 한다.

이번 조치는 지난 2009년 10월 당시 민주당 측이 국정감사에서 처음 의혹을 제기한 이래 2년8개월 만에 결과가 나왔다는 점에서 때늦은 감이 없지 않다. 관련 기업이 많은 데다 증거를 잡기 어려웠다는 공정위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청와대의 눈치를 보느라 시간을 끌었다는 의심을 살 만하다. 이 사업이 이명박 정부가 내걸었던 최대 국책사업이었던 만큼 임기 도중에는 문제점을 파헤치기가 그리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미 메가톤급의 정치적 비리 게이트가 될지 모른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그런 점에서, 마무리 단계인 4대강 사업의 평가는 오히려 지금부터 시작이다. 감사원이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동시 감사에 들어갔으며, 검찰이 낙동강 칠곡보 공사 비리와 관련된 건설업체 임직원과 공사 편의를 봐주고 뇌물을 받은 공무원을 구속하는 등 수사에 착수한 것도 우연의 일치로만 여겨지지 않는다. 시민단체들도 국정조사와 청문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비록 늦어지긴 했지만 이번 조치를 신호탄으로 4대강 사업에 대한 의혹들이 한 점도 남김 없이 말끔히 해소되기를 기대한다. 이 정도면 이 대통령이 직접 챙길 사안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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