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의원이 민주통합당 대표로 선출됐다. 9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임시전당대회에서 지방 순회 투표기간 중 우세했던 김한길 후보를 누르고 역전승했다. 일단 조직력의 승부로 보인다. 하지만 결정적으로는 막판 새누리당이 북한 인권법 압력을 내정간섭으로 치부한 이 후보를 일제히 공격하자 이를 신매카시즘이라고 받아친 게 승리 요인이 된 셈이다. 그만큼 북한은 우리 속에 깊이 들어와 있다.
이 대표에게 이는 약이자 독이 될 수 있다. 대선까지 당을 책임진 대표로서 종북주의와 북한 핵, 인권, 탈북자 문제에 통합진보당 구당권파와 비슷한 시각을 갖고 과연 대선 승리를 이끌지 의문이 일기 때문이다. 북한의 무모한 공격에도 참아야 한다는 논리의 주체사상파 인사들이 국회에 입성하는 가운데 안보는 대다수 국민들에게 뜨거운 이슈다. 계속 매카시즘만 주장하다가는 역풍은 순식간이다.
당내 불안도 심상치 않다. 초선인 황주홍 의원은 벌써 민주당 위기설을 홈페이지에 올리며 과두 지도부의 전횡에 의문을 보이고 있다. 이해찬 대표의 성격대로 계속 싸움닭식 무모한 발언과 엉뚱한 정책 제시를 일방적으로 하기 어려운 처지다. 야권 연대도 상대방을 봐가며 해야 한다. 튀는 북한 옹호보다 정책 경쟁으로 민생을 앞세우는 모습부터 보이기 바란다. 민주당 조직만 국민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