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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4대강 논란 본질은 효율적 이용과 안전
4대강 사업을 둘러싸고 정부와 감사원이 또다시 충돌했다. 정부가 23일 국무총리실을 중심으로 4대강 사업 전반을 철저히 검증하겠다는 발표가 발단이다. 감사원이 지적한 보의 안전성과 수질문제 등이 4대강 사업 전체 성과에 오해를 줄 소지가 있어 검증이 불가피하다는 정부 입장에 감사원이 발끈한 것이다. 이는 사실상 감사원의 감사 결과를 정부가 검증하겠다는 것으로 헌법이 보장한 감사원 독립을 훼손하는 행위라는 지적이다. 양건 감사원장이 “대단히 심각한 사태”라고 유감을 표명할 정도였다.

4대강 사업에 대한 객관적이고 철저한 검증은 물론 필요하다. 국민의 세금이 무려 22조원이나 투입된 ‘단군 이래 최대 역사’인 만큼 불거지는 문제를 적당히 비켜갈 수는 없는 일이다. 더욱이 감사원이 ‘총체적 부실’이라고 진단하자 국토해양부와 환경부 장관이 나서 “안전과 기능, 수질에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정부 기관의 진단이 정반대이니 국민들로서는 누구 말이 맞는지, 진실이 무엇인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를 명쾌하게 밝히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문제는 시기다. 4대강은 이명박 정부가 최대 치적으로 꼽는 역점 사업이다. 그런데 현 정부에서 주도적으로 나서 조사한다면 그 결과에 객관성과 신뢰성을 부여하기 어렵다. 정부가 그동안 홍보했던 내용을 뒤집는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희박하다. 더욱이 임기가 불과 1개월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무슨 수로 4대강을 검증하겠다는 것인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 민주당이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기는 것’이라는 비유한 것도 무리는 아니다. 새로 출범하는 정부가 시간을 가지고 차분하게 문제점을 찾고 보완하는 것이 맞는 순서다.

4대강 사업은 국토의 효율적 활용과 국민 생활 편의 향상이라는 관점에서 보아야 한다. 현 정부가 사업에 심혈을 기울인 것은 인정하지만 특정 정권의 치적 홍보용이 아니라는 것이다. 더욱이 정치권은 이를 정쟁의 수단으로 삼아선 안 된다. 이로 인한 국론 분열은 누구도 원하지 않는 일이다. 차기 정부가 4대강 사업을 전면 재조사 하더라도 안전과 기능에 이상은 없는지, 이상이 있다면 어떻게 보완해야 하는지 등 본질적인 문제에 초점을 맞춰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키지 말아야 한다.

박근혜 당선자가 대선 TV토론에서 밝혔듯이 4대강 사업이 홍수도 지나가 보고, 겨울도 나 봐야 한다. 그래야 정확한 진단이 나올 수 있고, 그 결과를 국민들도 납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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