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 우리 사회의 치안전망 보고서가 마치 침울한 일기예보를 연상케 한다. 14일 경찰청이 공개한 내용을 보면 북한의 핵을 위시한 각종 도발책동, 글로벌 경기침체 등 외부의 도전과 과제 못지않게 내부적으로 각종 불안요소가 득실댄다. 새 정부가 넘어야 할 파고가 만만찮다는 예고다.
우선 북한의 3차 핵실험에 따른 안보위협이 가중되는 데다 종북세력까지 더 기승을 부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북한이 새 정부 출범을 노려 유화노선과 공세적 대남적대노선을 배합, 압박해 오고 또 의도대로 되지 않을 경우 무력도발까지 감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미 정찰기 격추 위협 및 실제공격, 개성공단 차단 및 남측 인사 억류, 오프라인과 결합한 사이버 테러, 추가 핵실험 및 핵전쟁 불사위협, 서해북방한계선(NLL)상 포격도발 등 그 형태도 다양하다.
특히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은 종북세력의 안보위해(危害)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간첩검거는 2008년 2명에서 지난해 11명이 되기까지 해마다 증가추세다. 국가보안법 위반 사범 중 간첩혐의자 검거 역시 매년 크게 늘고 있다. 새 정부 출범은 종북 등 불온세력이 설치기에 좋은 여건이다. 특히 박근혜 정부의 국민대통합 정책에 편승해 무조건 남북대화 재개 및 남북공동선언 이행, 북ㆍ미평화협정 조속체결 등 북한의 대남투쟁노선을 있는 그대로 우리 사회에 확산시키려 들 것이 분명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국민의 일상을 위협할 불안요소도 산재하다. 경기침체 장기화로 인한 양극화 심화로 대출사기, 불법채권추심 등 민생침해형 금융범죄가 극성을 부릴 전망이다. 고용불안을 틈탄 불법다단계 범죄 주의보도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우리를 더 불안케 하는 것은 가정파탄을 초래하는 반인륜적 흉악 범죄가 날뛸 것이란 점이다. 여성ㆍ아동 대상 성범죄의 경우 음란물의 빠른 유포와 성에 대한 왜곡된 인식, 관련 법률의 미비 등이 혼재하면서 올해도 크게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새 정부 출범을 준비 중인 박근혜 당선인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특히 관계부처 신임 장관들이 필히 눈여겨보아야 할 하나같이 심각한 사안들이다. 국가안보와 국민안전보다 우위의 가치도 없다. 백 가지 복지정책도 결국은 국민을 편안하게 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그 효용성도 배가된다. 문제점을 철저하게 미리 파악해 예방적 대처는 물론이고 선제적 대응에 적극 나서야 한다. 이런 것이 먼저 해결돼야 박 당선인이 추구하는 ‘국민행복시대’도 현실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