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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에서> ‘모르쇠’ 일관 김범일 대구시장, 적극적으로 나서라
[헤럴드경제=김상일(대구) 기자]김범일(63) 대구시장이 대구지하철 참사 10년째를 맞아 지난 18일 오전 대구 중앙로역을 찾아 유족없이 20분 동안 추모했다. 이후 김 시장은 참사 10년째라서 사고현장을 찾아 추모한 것으로 이후는 기존처럼 외면한다는 방침도 내비쳤다.

19일 유족 측에 따르면 어린이와 노인 등 당시 340명의 사상자를 낸 대구지하철 화재참사가 올해 10년을 맞은 가운데 김 시장이 지난 2006년 취임 후 단 한번도 희생자 추모식에 참석하지 않았다가 “쇼를 하고 갔다”며 울분을 나타냈다.

지난 2003년 당시 김 시장은 사고 이후 4000여개 기업과 450만여명의 국민성금으로 모여진 670여억원 중 미지급된 성금 100억원으로 추모공원 설립과 함께 추모재단 설립을 유족 측과 약속했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의 반발로 추모공원 설립이 무산됐고 추모재단 설립도 10년째 유보돼 있는 상태다.

또 대구시가 인정하고 있는 지하철참사 피해자 단체도 대구 지하철참사 희생자대책위원회, 2.18유족회, 대구지하철참사 부상자대책위원회 3개 단체로 나뉘어져 이들은 특별위로금 지급 수준, 추모재단 운영권 및 형태, 추모공원 부지선정에 대한 이견 등으로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대구지역 시민단체들은 “대구시가 참사 이후 리더십을 발휘해 사태를 조기에 해결치 못했기 때문으로 김 시장은 지금도 각 단체간의 대화와 협의 유도보다는 수수방관만 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시가 참사 당시에도 빠르게 현장을 장악하지 못하는 무능한 모습을 보였고 지금도 그러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그 결과 국민성금을 이용한 추모 재단설립과 추모사업이 지금까지도 집행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전적으로 김 시장 무관심에 따른 결과”라고 덧붙였다.

유족 측은 참사 후 해마다 열리는 추모식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등 다수의 정관계 인사 등이 찾아 희생자 유족과 부상자 등을 위로하고 돌아갔지만, 정작 상주(喪主)격인 김 시장은 참사 10년째인 이날 당시 화재발생 장소인 지하철 1호선 중앙로역 추모대를 찾아 언론을 위한 보여주기식 연출을 한 것뿐이라고 혹평했다. 유족 관계자는 “당시 인화성 물질들로 내부 처리된 대구지하철 화재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지만 김 시장은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그 동안 고인들의 아픔을 애써 외면해 왔다”며 “김 시장은 누구를 위한 시장인지 누구를 위한 시정을 펼쳐왔는지 묻고 싶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대구시 측은 당시 아픈 기억을 덮고 넘어가고 싶은 모양이지만, 유족들의 고통은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덮어지지 않고 있다. 이들을 위로하고 다시는 대형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시민들에게 경각심을 갖게 하는 사업에 대구시가 적극 나서야 할 때이다.

smile56789@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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