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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연한 교육감 비리, 직선제 탓이 크다
김종성 충남 교육감의 음독기도 파문이 교육감 직선제 존폐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교육감들의 잇단 비리와 의혹이 현행 직선제 방식과 무관치 않다는 것이다. 교육계 비리가 어제오늘 일이 아니라지만 직선제로 바뀐 이후 부쩍 잦아진 것은 사실이다. 전국의 시도 교육감 17명 가운데 절반인 8명이 비리에 연루돼 수사 대상에 올랐거나 재판이 진행 중이다. 나머지도 감사원의 감사를 받는 등 온전한 곳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다. 특히 곽노현 전 서울시 교육감은 상대 후보를 매수한 죄가 최종 인정돼 교육감직을 잃고 현재 복역 중이다.
물론 교육감들의 비리와 부정이 전적으로 제도 탓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더욱이 교육 자치제의 기본 정신과 취지는 어떠한 경우에도 훼손돼선 안 된다. 하지만 그 폐해가 너무 심각하다. 무엇보다 30억원 안팎에 이르는 선거비용이 문제다.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한 게 그 정도이니 실제로는 훨씬 더 많은 돈을 썼을 것이다. 평생 교육자로 살아온 대부분의 후보자가 이만한 돈을 독자적으로 마련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부득이 주변의 도움을 받아야 하고 당선된 이후에는 어떠한 형태로든 보은이 불가피하다. 장학사 시험문제 유출을 지시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아왔던 김 교육감의 비리 의혹도 내년 선거 자금 마련 때문이었다는 소리도 들린다. 직선제가 교육감 비리의 고리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돈 문제만이 아니다. 직선제 이후 교육현장은 이념 갈등으로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다. 민선 교육감들이 자신의 정치적 이념을 교육에 무리하게 적용하려다 충돌이 일어나는 것이다. 서울시만 해도 학생 인권조례를 둘러싸고 교육감과 교육당국이 맞서는 바람에 일선 학교들이 큰 혼란을 겪었다. 더욱이 상당수의 유권자는 교육감 후보들의 자질과 능력을 전혀 알지도 못한 채 표를 던지고 있다. 후보자들은 자신의 정치 성향을 은근히 내비치는 게 유일한 선거운동이라고 할 정도다. 오죽하면 선거 기호가 당락의 최대 변수라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겠는가.
직선제 폐해의 최대 피해자는 결국 학생들이다. 사표(師表)가 돼야 할 교육감이 음독을 하고 감옥에 들락거리는 비교육적인 모습을 더 이상 보여선 안 된다. 직선제 선출 방식을 근본적으로 손질할 때가 됐다. 이전처럼 학부모와 교육기관 관계자 등으로 선거인단을 꾸리되 ‘돈 선거’ 방지를 위해 규모를 더 늘리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국회가 나서 여론을 수렴하고 개선 방안을 적극 찾아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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