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행복, 희망의 새시대’ 선포
청년실업 해소 돌파구 열고
대졸만 넘치는 교육시스템 수술
국민협력 이끌 동기부여해야
25일 출범한 박근혜 정부는 ‘국민행복, 희망의 새 시대’라는 국정 비전과 ‘일자리 중심의 창조경제, 맞춤형 고용ㆍ복지, 창의교육과 문화가 있는 삶, 안전과 통합의 사회, 행복한 통일시대의 기반 구축’이라는 5대 국정목표를 내걸었다.
일자리 중심의 창조경제는 국민 각자의 존재가치 발휘 관점에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치철학자인 한나 아렌트는 ‘인간의 조건’에서 인간이 존재가치를 유지하는 삶의 제일 조건으로 생명을 꼽았는데, 생명의 조건을 충족시키는 인간의 기초적 활동이 노동이기 때문이다.
존재가치가 발휘되는 개인의 노동으로 미래가치를 창출하는 나라의 창조경제를 만들려면 단기적 차원에서 청년실업을 해소해야 한다. 1967년에 박정희 정부가 직업훈련법을 제정해 직업훈련원을 운영하는 기업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자 기업의 자발적인 참여가 쇄도하여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했다. 지금이라도 국내와 해외 일자리로 연결되는 직업능력 개발에 기업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하면 청년실업 해결의 돌파구를 열 수 있다.
장기적 차원에서 교육 시스템과 사회 시스템을 수술해야 한다. 대졸자는 넘쳐나지만 첨단과학 기술 인력과 기능 인력이 부족한 상황을 타개해야 창조경제가 가능해진다. 부족한 첨단과학 기술인 양성 과정을 확대하고 초과 공급되는 분야를 축소하는 교육 시스템 수술과, 기술 기능직에 대한 사회경제적 처우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사회 시스템 수술을 병행해야 문제가 풀릴 수 있다.
맞춤형 고용ㆍ복지를 추진할 때 무상 복지ㆍ직업능력개발 복지ㆍ일자리 복지의 세 가지 유형별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 첫째, 물고기 잡을 능력이 전혀 없는 사람에게 물고기를 주는 무상 복지는 필요하지만, 능력이 있는 사람까지 무상으로 준다면 물고기 잡는 행복감을 박탈하는 꼴이 되고 국가재정을 파탄시킬 것이다. 둘째, 물고기 잡을 능력개발 기회를 제공하여 스스로 어장을 창업하게 하거나, 다른 어장을 찾아가 취업하게 하는 직업능력개발 복지는 일자리 복지와 연동돼야 효과가 있다. 셋째, 능력과 동기가 있어도 일자리인 어장이 없으면 헛일이다. 어장을 만드는 것은 기업의 몫이지만 좋은 어장을 만들도록 도와주는 것은 정부가 맡아야 할 일자리 복지 몫이다.
창의교육과 문화가 있는 삶도 복지와 무관하지 않다. 1998년 노벨경제학 수상자인 아마티아 쿠마르 쎈은 ‘불평등의 재검토’에서 능력이 가치 있는 기능을 획득할 수 있는 자유를 주고, 일자리를 획득할 수 있는 능력은 복지를 확보할 수 있는 자유를 주기 때문에 능력을 키워주는 교육이 진정한 복지의 첫걸음이라고 하였다. 창의교육은 학교의 문화가 자율적으로 바뀌어야 가능하다. 미술교육으로 상상력과 창의력, 음악교육으로 조화, 체육교육으로 끈기와 팀워크, 문학교육으로 정서를 함양할 수 있어야 문화가 있는 삶을 꽃 피울 수 있다.
안전과 통합의 사회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국정 최고책임자가 지향하는 책무다. 유학자인 금곡(金谷) 하연순 선생은 숫자 일(一)이 하늘, 이(二)가 땅, 삼(三)이 사람이고, 하늘ㆍ사람ㆍ땅을 이어주는 이가 왕(王)이며, 왕(王)위에 점을 찍으면 주(主)가 된다고 일렀다. 민주국가의 주(主)는 민(民)이다. 수시로 천변만화(千變萬化)하는 하늘, 이해관계가 천차만별(千差萬別)인 사람, 모양이 천태만상(千態萬象)인 땅을 하나로 이어 통합하는 국정 최고책임자의 직분은 예나 지금이나 어렵다. 다양성을 존중하고 소통해야 가능하다.
행복한 통일시대의 구축은 시대적 과제다. 삼국통일의 기반을 닦은 선덕여왕처럼 박근혜 대통령이 남북통일의 기반을 닦은 여성대통령으로 역사에 남으려면, 통일이 한반도는 물론 미ㆍ일ㆍ중ㆍ러 등 국제사회 모두에게 왜 이로운지를 깨우쳐줘야 한다.
민심이 천심이다. 민심을 얻어야 국정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국민이 협력하도록 동기부여를 해야 행복시대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