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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민생 덮고 정치 거래와 외유에 눈먼 국회
새 정부 조직개편을 둘러싼 여야의 정쟁으로 민생ㆍ경제 현안이 부표처럼 흔들리고 있다. 정부조직을 갖추지 못한 새 정부는 사상 유례없는 ‘식물정부’로 전락했고, 이런 와중에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유럽 등지로 외유를 나섰다. 민주당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볼모로 당리당략 차원에서 공영방송 현안들을 막판 흥정거리로 내세우는 저급함을 드러내고 있다. 국민의 삶과 국가적 현안은 고스란히 덮어 둔 채 몰염치가 판을 친다.

1, 2월 거듭 열린 임시국회 동안 정부조직개편안을 놓고 지루한 네 탓 공방만 벌이는 사이 각종 민생ㆍ개혁법안들은 줄줄이 표류하고 있다.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한 주택취득세 감면연장 법안은 아예 법사위에 상정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해 말 만료된 부동산 취득세 감면을 올 1월부터 소급적용해 상반기까지 연장하자는 것인데 유야무야 돼 버렸다. 더구나 대기업 일감몰아주기 등 부당내부거래 규제강화 법안이나, 납품단가 후려치기 금지를 위한 하도급법 개정안을 놓고 온갖 트집과 핑계를 앞세우는 데는 여야 구분이 없었다.

밤낮 싸우다가도 지역 민원 앞에서는 손발을 척척 맞추는 추한 모습은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대표적인 것이 군 공항이전 지원에 관한 법률안이다. 그렇다고 3월 임시국회가 기대되는 것도 아니다. 새 정부 출범을 놓고 감정이 상할 대로 상한 여야관계를 감안하면 후속 임시국회 역시 원만할 것 같지 않다.

마비된 국정은 나 몰라라 팽개치고 문방위 소속 7명의 의원들은 지난달 25일과 27일 두 팀으로 나뉘어 스페인과 프랑스 등지로 외유를 떠났다. 세계 최대 휴대전화 전시회인 ‘모바일 월드콩그레스(MWC) 2013’ 참석을 명분으로 삼았지만 일정 대부분이 관광성이라고 한다. 더 어이없는 것은 문방위는 지금 정부조직개편 갈등의 핵심인 방송통신 분야를 책임진 상임위라는 점이다.

새 정부 조직개편안과 관련, 민주당이 막판에 꺼내 든 협상카드는 어느 모로 보나 온당치 않다. 공영방송 사장 임명 요건 강화, 방송사 파업 관련 청문회 개최, MBC 김재철 사장 사퇴가 정부조직개편과 무슨 연관이 있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 공영방송 사장 인사를 야당 입맛대로 하고 공정방송을 외치면서 방송개입을 노골적으로 하자는 것이나 다름없지 않은가. 민주당은 솔직한 자세로 국민 신뢰 회복부터 해야 한다. 비생산적인 정치를 하고도 특권과 세비는 꼬박꼬박 누리고 챙기는 국회의원들을 지켜보는 것도 이제 지긋지긋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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